연등에 담은 소원지와 네 잎 클로버

by 글나라

부처님 오신 날이고

동시에 어린이날이다.

아들은 이미 성인이 돼버렸고,

어린이날을 챙겨줘야 할 부담은

없어서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맑고 순수한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없음에

좀 아쉬움도 크게 다가온다.



어제는 예산에 있는 수덕사 절에 다녀왔다.

일부러 시간 내서 다녀올 정도의 불심이

있는 불자는 아니다.

나는 딱히 섬기는 종교는 없다.


수덕 캠핑장에서 캠핑을 하게 되었고

캠핑장 가까이에 있는 수덕사에

다녀오기로 했던 것이다.



주차를 하고 수덕사로 들어가는 길은

토속음식과 산나물들을 파는

노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갓 튀긴 하트 뻥튀기도 맛보기로 하나씩

오가는 사람들 손에 쥐어 준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옅은 이슬비로

변해서 작은 우산을 받쳐 들고 나섰다.

수덕사로 들어가는 일주문이

오늘따라 숙연하게 눈앞에 들어온다.


비가 내린 탓일까,

오전 10시가 넘었는데도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수덕사는 예산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도 유명한 사찰이다.

천년의 아름다운 사찰이라고도 한다.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가는 길에

길거리등을 하나 걸었다.

가족의 건강과 무탈하게 해 달라는

염원을 담은 소원지를 빨간 등에

매달아 걸어 두었다.

늘 푸른 소나무의 변함없는 기운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령이 많은 소나무 아래에 있는

빨간 등을 택했다.


소원지를 넣은 빨간 길거리등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점으로

앞으로 한 달 정도는 걸려 있을 것

이라고 한다.


대웅전 앞마당에 걸려 있는

연등 행렬의 화려함에 눈이 부시다.

저마다의 염원을 담고 환하게 빛나는

연등꽃이 활짝 피었다.


수덕사는 마음을 비우고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걷기에도 참 좋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찰 주변을

걷다가 토끼풀이 보였다.


어렸을 때 토끼풀을 보면

가까이 다가가 눈이 빠질 정도로

집중해서 네 잎 클로버를 찾았었다.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세월이 지난 지금도

토끼풀만 보면 습관처럼 네 잎 클로버를

찾으러 달려간다.


와! 토끼풀을 보자마자 네 잎 클로버를

발견했다. 이게 웬 횡재 인가 싶다.

이렇게나 빨리 행운을 잡아도 되나?

좋아서 괜스레 딴지를 걸어본다.


좀 전에 길거리 연등에 염원을 담은

소원지가 벌써 행운을 가져다준 걸까?

웃으니까 좋다가 아니라 지금은

좋으니까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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