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없어요. “

by gulogulo


작게 웃으며 그가 말했다.

“무조건적으로 나를 사랑해 주는 존재와의 관계는 너무 벅차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그는 동시에 거리에서 만난 다른 사람의 레트리버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렇게나 강아지를 좋아하시면서요?”

개의 하네스와 연결된 줄 끝을 쥐고 있는 사람이 말했다.


“하지만 외롭진 않아요.”

그가 여전히 강아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말했다.


“저는 저하고 수명도 비슷하고, 대화도 통하는 반려인간을 찾았거든요.”


정말로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그 표정이 방금 전까지 강아지를 쓰다듬어서인지, 자신의 반려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인지는 불명확했다.


“하하. 반려인간이라. 정말 그렇네요.”

반려견의 줄 끝을 쥐고 있는 사람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저도 그 ‘반려 인간’이 있어요 ㅋㅋ 하지만 제 반려 인간은 가끔은 레트리버만큼도 저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던데..? 게다가 말이 통하지 않는 점은 똑같아요 ㅋㅋ”


“아 물론, 반려인간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진짜로 대화가 통하는가?’ 이거죠.”


그가 처음으로 줄 끝의 인간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그리고 바로 그게, 반려인간끼리 ‘잘 사는 노력’을 하기 위한 ‘최소조건’ 이에요. 대화가 잘 통한다고 해도, 그게 같이 여생을 문제없이 잘 살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되진 않죠. “


그는 아쉬운 듯 가볍게 한숨을 쉬더니, 다시 강아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근데… 대화가 통하지 않는데도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주는 존재라고요? …그런 건 역시 저한텐 너무 벅차요.”


약간은 당황한 듯,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짓는 반려견주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그는 강아지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더니, 다시 걷기 시작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