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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빵 Jan 18. 2016

현지인이 전하는 전주의 맛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후기 4

순대국밥(엄마손 해장국) 

    

순대국밥을 잘 먹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더욱이 피순대를 먹어본 적이 다들 없다고 하니 더욱 그랬다. 그래도 막상 먹어보면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국밥은 은영이까지 맛있게 먹던데, 피순대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아무래도 생소한 맛에 바로 익숙해지기엔 무리가 있는 거겠지. 하지만 시간이 흐른 후, 나를 찾아와선 피순대에 술 한잔하러 가자고 할 날도 올 것이다. 그 땐 과연 지금 쓴 이 글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마도 얼굴 가득 미소가 띠어지겠지(조점례 순대국밥집과의 비교글 보기).                






콩나물국밥(현대옥)

     

콩나물국밥은 어디서 먹어도 크게 맛이 차이나진 않는다. 속이 확 풀리는 맛 때문에 콩나물국밥을 먹는다. 특히 밤늦게까지 술 마신 다음날에 콩나물국밥이 제격이다. 시원한 맛이 숙취해소엔 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긴 ‘왱이콩나물’집과는 달리 다진 오징어가 하나도 들어있지 않더라. 다진 오징어를 추가하려면 천원을 더 내야 한단다. 그런 꼼수가 왠지 모르게 야박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콩나물국밥집에선 밥과 콩나물이 무한리필 되기 때문에, 맘껏 배불리 먹고 나갈 수 있다. 단재친구들도 추가로 밥을 시켜서 배불리 먹었다.               






콩국수(진미집) 

    

둘째 날 점심으론 콩국수와 칼국수 중에서 고르게 했다. 성심여고 앞에 있는 ‘베테랑 칼국수’집은 칼국수가 맛있기로 유명한 집이고 남부시장 근처에 있는 ‘진미집’은 콩국수와 소바가 유명한 집이다.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이니 당연히 콩국수보단 칼국수를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생각이 빗나갔다. 날씨가 덥기 때문인지 콩국수를 먹겠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콩국수를 먹게 되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홀 안에 꽉 차 있다. 우린 비좁은 테이블에 옹기종기 앉았다. 진미집 콩국수는 설탕을 넣어서 나오기 때문에 단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시킬 때 미리 말해야 한다. 면발은 되게 달았지만 콩국물은 달지 않고 진하여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면만 먹을 뿐 국물은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칼국수를 먹으러 갈 걸 그랬다. 콩국수의 하이라이트는 콩국물인데 왠지 돈이 아까웠다.   





             

비빔밥(고궁)  

   

전주에서의 마지막 밤이기에 가장 유명한 음식을 먹으러 갔다. 바로 비빔밥! 역시나 가격은 비싸다. 하긴 커피도 5~6천원에 마실 정도인데 온갖 나물을 정성스레 준비하고 맛있는 밥을 만들기 위해 애쓴 노력에 비하면 꼭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비빔밥 자체가 남은 나물들을 고추장에 박박 비벼서 먹는 것으로 서민음식의 대표 주자였기 때문인지 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먹어야 한다는 데엔 불편한 마음이 있다. 더욱이 전주비빔밥이 유명하다 유명하다 하지만, 그건 어떤 문화를 향유한다는 것 때문에 비싼 것일 뿐, 실제 내실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고궁에서 먹은 ‘파전’은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다. 여러 재료를 아낌없이 써서 두툼하여 맛있었다. 처음엔 파전을 4개나 시킬 뻔했는데, 주문 받으시던 분이 지적해 주셔서 2개만 시켰다. 만약 파전 4개를 다 먹고 비빔밥까지 먹었다면, 비빔밥을 다 못 먹을 뻔했다. 왠지 전주에 오면 비빔밥을 먹기보다 ‘파전’을 먹어 보라고 권하고 싶더라.

그리고 어른들이 온다면, 다른 곳에 가서 술을 마시지 말고 막걸리집에 가서 술을 마시길 권한다. 한 주전자를 시키면 안주를 한 상 가득 쫙 깔아주기 때문이다.                






육개장(복자식당) 

    

원래 둘째 날 아침으로 먹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날이 노동절이라 한 시간 늦게 문을 여는 바람에 먹지 못했다. 그래서 셋 째날 아침으로 먹게 된 것이다.

진한 육개장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도 남김없이 잘 먹더라. 대환이는 자기 입맛에 딱 맞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냉면(함흥냉면) 

    

영화거리 근처에 있는 냉면집이다. 간혹 냉면을 먹으러 많이 온다. 육수도 맘껏 마실 수 있고 만두와 함께 물냉면을 먹으면 맛이 끝내주기 때문에 마지막 날 점심을 이곳에서 먹기로 했다.

그런데 8명이 모두 앉을 수 있는 자리는 방밖에 없었다. 좁은 공간에 끼어 앉으려니 편하게 앉을 수가 없었다. 모두 냉면을 시켜 먹는데 민석이는 냉면을 먹지 못한다고 해서 만두만 먹었다.

냉면과 콩국수를 먹는 걸 보니, 단재 친구들이 모든 음식을 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라면을 뺀 이런 종류의 면류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것 같았다. 면이 질기다고 잘 먹지 못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자극적인 맛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걸 테지.



음식점으로 들어가는 길. 특이하게 생겼다.






목차     


1. 13회 전주국제영화제: 고향 전주로 여행 가다

고향 전주로 여행을 떠나다

영화는 책이다     


2. 13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화편

구름 위에서

남서쪽

원 맨스 워(One Men's War)

나나     


3. 13회 전주국제영화제: 관광편

아무 것도 안 할 자유!

천을 걸으며 자연을 맛보다

남천교 위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자유를 얻다’

전주한옥마을, 과거가 머문 공간을 걷다     


4. 13회 전주국제영화제: 음식편

순대국밥(엄마손 해장국)

콩나물국밥(현대옥)

콩국수(진미집)

비빔밥(고궁)

육개장(복자식당)

냉면(함흥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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