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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수 Oct 28. 2020

겨울 02

2020년 1월 19일










 하늘에 구름

 만났다 떨어져도

 그저 한 구름




 요즘 출퇴근길에 종종 듣는 노래 하나가 있습니다.


 "손을 뻗으니 두꺼운 책 한 권이 잡혀 / 함부로 펼치니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 업보 / 라는 다소 센 낱말과 인연이라는 쉽지 않은 단어" <반 줄>, 백현진


 쉬는 시간에 회사 옥상에 올라 잠시 하늘을 보면서 이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그리고 두 구름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는 걸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떨어져 있는 두 구름이 만나면 구름은 기쁠까? 하나였던 구름이 갈라지면 구름은 슬퍼할까?'


 그런데 구름이란 서로 합쳐졌다가 나눠지기도 하는 것이니, 여기에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을 갖다 붙이는 건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구름이 갈라지고 만난다는 것 자체가 내 눈의, 내 마음의 착각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만일 구름처럼 사람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 그리고 그 만나고 헤어짐이 일어날 때마다 기쁘고 슬프게 느껴진다면, 바로 그런 것이 업보이려나...


 무언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생각을 해보다가 다시 일을 하러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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