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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건수 Oct 28. 2020

겨울 04

2020년 2월 8일









 이런 날에도

 내리쬐는 빛 있다

 구름을 뚫고




 제가 다니는 회사도 임시 휴업을 결정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기분 좋게 쉬거나 나들이를 나갔겠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휴업이 더 길어질까 하는 걱정도 들었구요. 덜컥 예상치 못한 휴일이 생기니 무엇을 해야 할지... 사실 할 일이 없는 것이 아닌데도,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그냥 동네 한 바퀴나 돌아볼까...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겨울이니 비수기라 해도 오늘따라 더 인적이 드문 것 같았습니다. 해변에는 사람들보다 갈매기가 더 많이 나와있었고, 하늘에는 구름마저 잔뜩 드리워져 있어 보고 있노라면 마치 저 자신이 짓눌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구름이 많으니 오늘은 일몰도 보이지 않겠지... 하며, 그저 그런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다가 현관으로 들어서기 전 무심코 하늘을 돌아보았더니, 구름 아래로 여러 개의 빛줄기가 보였습니다. 평소 같으면 별 새삼스럽지도 않을 그 광경이 제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구름이 짙은, 짓누르는 날에도 뚫고 나오는 빛이 있구나... 하는 별 새삼스러운 감탄을 하며 천천히 계단을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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