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3
나답다 라는 걸 느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가. 그건 스스로를 사랑해야 하고, 미워할때도 있어야 하며 타인에게 비춰진 거울 속 모습을 본 적도 있어야 한다.
보통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쉽지도 않다. 자기보호와 자기애를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기보호는 몸과 마음이 다치기 싫은 것이고,
자기애는 스스로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인지하는 것이다.
나다운 게 뭔지 고민하기전에 우리는 스스로를 얼만큼 사랑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부당하다고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도 자기애고, 아무리 시도해도 안되는 일 앞에서 계속해서 할 수 있다고 밀어부치는 것도 자기애다. 이처럼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다양하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선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다.
‘미안합니다, 지나가겠습니다.’
‘죄송한데 그 쪽이 맘에 들어서...’
동방예의지국이라서 그런걸까? 사과받는 사람이 사과라고 생각하지도 않는 부분까지 우린 미안해하며 요구하거나 제안하거나 부탁한다. 이러한 소소한 문화적 습성들이 스스로를 미워하는 감정 중 하나인 자책의 시초라고 생각한다. 이를 넘어 시험을 못봤다고 투신하는 수험생들이나 악플에 못견뎌 자살하는 연예인들과 같이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는 안타까운 사건들까지, 자책하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지 못한 결과를 내거나 습관처럼 행동하는 모습들은 올바른 스스로에 대한 미움이 아니다.
스스로를 미워하는 건 그 원인에 대한 극복의지가 충분히 있을 때만 이루어져야 하고 단순히 미움 그 자체를 초과해서도 안되며 단기간에 사라질 정도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지켜졌을 때에 비로소 건강한 자기성찰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나를 미워하고 사랑할 줄 알게 됐을 때 ‘나’ 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자격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제일 잘 알게 된다면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나다움을 보다 매력있게 가꿀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