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리뷰

노르웨이의 숲 리뷰

by 건킴 아카이브


안녕하세요, 건킴<gunkimm_star> 디자이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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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이번에 읽은 책은 그의 4번째 책이면서 의외로 초기작품이다.


1Q84, 여자없는 남자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그리고 이번에 읽은 상실의 시대.


그 여느 하루키 책들과 같이 상실의 시대는 ‘집요한 세밀함’, ‘아름다운 성적, 사랑 요소’를 이루고 있었으며 1Q84 혹은 여자없는 남자들에 나오는 ‘비현실적 세계관’이 없어서 조금의 아쉬움을 표한다.


초기 작품이라고 하기엔 무색할 정도로 그의 디테일은 최근 작품과 별 다를 바 없었다. 특별하다고 느꼈던 점은,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루는 시점들이 있는데, 그 때 형성되는 삼각관계가 흥미로웠다.


예를들어 ‘1’이라는 시기에 A 와 B 그리고 C 가 있는데 셋이 삼각 관계를 이룬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다 A 라는 인물은 다음 시기인 ‘2’에서 빠지고, D 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B, C, D라는 인물들이 새로운 삼각 관계를 이룬다.


이러한 삼각관계의 이야기전개는 사랑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형성시키며, 누군가의 부재는 죽음이라는 극단적 설정으로 암담한 감정을 불러이르킨다. 또한 죽음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터놓고 이야기하는 장면에선 섹스 장면이 나오는데 와타나배(남자주인공)와 나오코(여주인공) 그들의 어릴적 친구(기즈키)에 대해 이야기 할때 둘은 사랑을 나누며 마지막에 나오코가죽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때 레이코와 와타나배는 섹스를 나눈다. 죽음과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섹스가 같은 장면에서 연출되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었다.


상실喪失


명사 - 어떤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게 됨


인간이라면 겪을 10대 그리고 20대 어떤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게 되는 시간,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대다수의 사람들과의 관계가 끊기기 마련이다.


내가 생각 하는 “끈이론” 이란 모든 인관관계는 붉은 실로 연결되어있으며, 그 실은 오랜기간 지속된다면 더 강한 장력을 갖는 끈으로 발전한다. 당연 가벼운 관계는 금방 끊어지기 마련이다. 그러한 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서로를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형성이 되고, 그러한 끈의 연속은 나의 ‘우주’를 형성한다. 즉, 존재의 유무 조차 모르는 세상 저편의 사람들은 아직 나의 ‘우주’에 속해 있지 않으며 그들은 존재 할수도 혹은 하지 않을 수 도 있으며 그들만의 우주와 나의 우주는 교집합일 수도 아닐 수 도 있다는 말이다.



나는 Monus 라는 사람이 존재하는지 모른다. 그는 나의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에

독일 Hamburg 에 사는 Emily 또한 Monus 와 Peter는 알지만 ‘나’를 모른다. 그녀의 세상엔 ‘나’라는 존재는 아직 존재 하지 않는다.


3차원 적인 지구에 60억 인구가 산다는 통계가 있기에 우리는 지구라는 1차원적인 공간의 개념에 시간이라는 또 다른 1차원적인 직선형의 선로 위에 올라와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3차원을 넘어서서 각각의 개개인이 x차원의 우주를 형성한다면 공간의 개념은 무궁무진하며, 개개인이 소유한 기억 그리고 생각이 ‘정보’라는 공간으로 간주된다면 ‘시간’의 개념 또한 팽창하게 된다.


온라인상의 정보라는 공간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며 시간에 구속되어있지 않다. 온라인 공간의 시간은 우리가 사는 삶과 같이 일직선 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공간 또한 1차원적이지 않다, 다양한 방향을 갖고있으며 차원 안의 차원 속에 정보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말을 하는 이유는, 우리는 사람들과 이분법적인 관계를 형성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관계를 맺는다” vs “관계를 끝낸다” 하지만, 한번 맺은 관계를 완벽하게 끝내기 위해선 기억속 정보와 공간을 삭제해야되며, 상대방과 맺은 다른 관계들 마저 끝을 내어 그의 존재가 나의 ‘우주’라는 공간에 없어져야지만 그 관계는 완벽하게 끝이 난다.


생각을 해보자, 초등학교 혹은 중학교때 ‘나’를 괴롭힌 X라는 학생이 있다. 그와의 관계를 끝내기 위해서 전학을 가고 나는 현재 성인이 되었다. X라는 학생은 내 기억속에 ‘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같은 모습을 한 채 기억이라는 정보의 공간속에 존재하고 있다. 성인이 된 X와 나의 관계는 형성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나를 괴롭힌 어릴적 X와의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상실의 시대란, 우리가 겪는 관계의 상실이라고 적혀있지만, 실제로 그리고 책에서도, 물리적 상실만 존재할 뿐 정신적 관계의 상실은 존재 하지 않으며, 물리적 부재로 인한 정신적 관계에 대한 아픔, 아름다움 등등의 표현을 한다.

상실의 시대를 읽고 나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라는 소설이 생각이 난다. 잃어버린 엄마를 찾기 위해 자식들이 길을 나서 엄마의 흔적들을 되집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것은, 엄마와의 물리적 관계가 끝남과 동시에 잃어버렸던 엄마와의 정신적 관계를 다시 찾게되는 이야기 이다. 즉, 상실의 시대에 나왔던 와타나배와 나오코, 그리고 키즈키와의 관계적 상실로 인하여 새로운 관계의 형성이 이루어지는 흥미로운 관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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