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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거니 Dec 18. 2022

퇴사를 했고,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있었던 일

아직 연말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지만 마침 전 회사를 퇴사한 지 1년 정도가 흘렀다. 이 타이밍에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좋을 것 같아 조금 이른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1. 퇴사하고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작년 12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퇴사원으로서의 당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물론 조금 불안하게. 퇴사 기념으로 하루짜리 호캉스를 누리고 있는데 채용 공고가 하나 올라왔다. 평소 일해보고 싶던 분야였고, 근무지도 본가에서 멀지 않았고, 아니 무엇보다 이 타이밍에? 이런 게 운명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운명이겠는가? 신기한 마음을 안고 지원서를 넣었고, 무려(!) 4:1의 경쟁률을 뚫고 합류하게 되었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최근 풀타임으로 전환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몇 번 글로 쓴 적은 있지만 지금 몸 담고 있는 스타트업은 다른 회사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크리에이터 내지는 프리랜서의 협동조합이랄까? 물론 회사로서의 정체성은 가지고 있지만, 서로가 서로의 창작과 독립을 응원하는 독특한 조직이다. 기본적으로는 출판업, 음반 발매, 마케팅, 광고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 미디어 회사다. (https://festbook.co.kr/)


회사를 다니며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고, 서로를 응원하고 피드백하며 건강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래저래 분에 겨운 행운이다. 물론 언젠가는 날개를 펼쳐 날아가겠지만, 그전까지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을 만났다.


2. 책을 냈다


회사에서 책을 내었다.(<퇴근한 김에 퇴사까지>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9018931) 퇴사와 독립, 일과 삶에 관한 인사이트를 담은 브런치 포스팅을 싹싹 긁어모아 후다닥 에세이 하나를 출간했다. 책을 낸 이후로 난 정말 '작가'가 되었다. 이전부터 꿈꾸던 삶이었는데 이렇게 찾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 물론 인세가 크진 않지만 작가라는 정체성을 얻었고, 소소한 간식비를 물어다 주고 있다. 홍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데 판매가 되는 게 참으로 신통방통하다.


다음 책도 집필 중에 있다. (https://brunch.co.kr/@gunnythegreat/175) 평소 'MZ세대'라는 워딩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에 제목을 1분 만에 정하고 10분 만에 개요를 짜고 이제 얼추 초고를 마무리해가는 단계다. 올해 안에는 초고를 완성하자는 목표를 갖고 달려왔는데 이제 끝이 보인다. 물론 퇴고를 정말 여러 번 거쳐야겠지만. 한국에서 젊은 세대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건지 알려주고 싶었고,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지는 요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싶었다. 의도대로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마음.


3. 유튜브를 시작했다


퇴사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나답게 충만하게 살자'라는, 나름 밀고 있는 메시지를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gunnytheshin) 아직까지는 수익과는 거리가 먼 일이지만 내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가닿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 글 쓰고 나서 편집에 들어가야 한다. 하하. 크리에이터에게는 주말이란 없다.


4. 내년에는 또 내년의 일이 있겠지


내년엔 우선 두 번째 책을 출간할 것이고, 1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가지치기를 하려고 한다. 잘 된 건 살리고, 안 되는 건 줄이고. 회사에서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항상 문제는 시간과 시스템이다. 도전은 의지로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하는 거라는 걸 알아버렸다. 세속적으로 말하면 '돈 벌 궁리'지만 크리에이터로서 살아가겠다고 다짐했으니 그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해보자.


한 해가 또 저물어간다.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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