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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까 문득 궁금해졌다

일, 건강, 자아, 돈, 그리고 관계. 웨마

by 신거니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선택(Choice)이라고 했던가. 선택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1. 기준

2. 결과


모든 선택에는 기준이 있다. 그게 장기간의 숙고든, 순간적인 충동이든, 아니면 동전 던지기든 간에. 모든 선택에는 결과가 따른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예상 가능하든, 무작위적이든 간에.


인생에서의 선택이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자 행위이다. 아예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선택이다. 존재한다는 건 결국 선택의 기준과 결과가 제멋대로 뒤엉킨 얽힘의 상태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저 추상적인 질문은 결국 두 가지 질문으로 쪼갤 수 있다.


1.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할 것인가?

2. 내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


두 질문에 대한 가장 간단한 답변은 '좋은 기준을 가지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다.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고 싶은 사람은 없다. 설령 자신의 선택이 그런 결과를 낳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좋은'이라는 말 역시 너무 추상적이다.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보통은 '네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선택해라'라고 충고하거나 혹은 '인생 망하고 싶지 않으면 이렇게 살아라'라고 말한다. 전자가 텅 빈 언어라면, 후자는 숨 막히는 언어다. 전자가 아무런 인사이트를 주지 못한다면, 후자는 삶의 디테일을 희생한다.


선택에 관한 올바른 충고 및 조언 등이 갖추어야 할 조건은 명확하다.


1. 각기 다른 상황, 성격, 목표, 유형에 적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이 있으면서,

2.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틀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인생에서 마주한 수많은 선택의 기로를 복기했다. 그 모든 고민과 걱정과 문제는 대부분 다섯 가지 카테고리에 속했다.


1. 일 (Work)

2. 건강 (Health)

3. 자아 (Ego)

4. 돈 (Money)

5. 관계 (Affinity)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리고 일상에서 내리는 대부분의 선택은 이 다섯 카테고리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이걸 인식하는 것만으로 삶의 추상성이 줄어든다. 이전에는 '내 인생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물었다면 이제 '일, 건강, 자아, 돈, 관계'라는 기준이 생겼다. 그리고 각 기준의 앞글자를 따서 웨마(WHEMA)라는 이름을 붙였다.


물론 얼마든지 반례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럼 사회는? 그럼 기후위기는? 그럼 종교는?' 이런 식으로. 다만 저 다섯 가지 기준은 장담컨대 일상에서 만나는 대다수의 문제를 포괄한다. 그리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 웨마는 종교도 아니고, 절대적 진리도 아니다. 그저 충분히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게 돕는 하나의 틀이다.


웨마는 개인의 삶이라는 미시적인 세계를 탐구하는 일종의 양자역학이다. 양자역학이 단일한 결괏값이 아니라 확률을 계산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선택이란 제멋대로 움직이는 파도 속에 몸을 던져 넣는 행위다. 결과는 예측할 뿐 예언할 수는 없다. 그저 이러이러하면 대체로 이러이러한 결과가 나온다고 '확률'로서 말할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한다고 반드시 성적이 잘 나오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럴 확률을 높일 뿐이다. 도박과 술에 절어 산다고 반드시 가정이 파탄 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럴 확률을 높일 뿐이다. 선택이란 확률의 문제다. 적어도 '결과'로만 한정하여 바라보면 그렇다.


반대로 '기준'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 확률의 영향을 받는 결과와는 다른 영역이다. 기준을 알맞게 세우면 적어도 후회는 없다.


그리고 사실 말 하지 않은 선택의 또 다른 단계가 있다. 바로 '결정'이다. 아무리 좋은 기준과 결과를 들이대도 개인이 결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이는 개인이 가진 자유의지의 영역이다. 웨마가 선택이라는 영역 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란 아래와 같다.


1. 기준: 나에게 알맞은 기준을 세울 수 있게 돕는다.

2. 결정: 그 기준을 토대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다.

3. 결과: 비록 통제할 수는 없지만 최선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돕는다.


아직은 세상에 막 나온 상태라 우려되는 점도 있고 제대로 된 형태도 없다. 이 매거진에서 웨마를 하나의 다 자란 어른으로 키워내는 과정을 다루려고 한다. 새해를 맞아 한 다짐이기도 하다.


난 '일상을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왜냐면 '정확하게 표현된 일상만이 제대로 살아질 수 있다'라고 믿기 때문이다. 웨마는 이 두 문장을 잇는 매개체가 될 예정이다. 더 나은 삶, 더 제대로 된 삶을 지향하며 나아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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