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내가 라디오를 즐겨 듣는 날이 오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보통 10대 시절에 좋아하는 연예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챙겨 듣는 친구들은 있었지만 나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지금은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뉴스가 아닌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유용한 정보 제공' 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그땐 훨씬 더 자기 계발에만 몰두하던 시절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나 20년 가까이 다 되어가는 현재. 내 삶에서 라디오 - 정확히는 팟캐스트 (오디오 콘텐츠) - 없는 하루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일매일 소비하는 콘텐츠가 되었다. 시각적으로 집중력을 전혀 빼앗기지 않는다는 특성 덕분에 '자기 계발' '생산성' '시간낭비 금지'와 같은 단어를 좋아하는 나의 성향에 매우 잘 맞기 때문이다. 보통 샤워할 때, 산책할 때,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할 때 듣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뿌듯하기까지 하다.
여러 채널을 구독하고 있지만 올해 가장 즐겨 들었던 자기 계발 팟캐스트 채널들을 기록하자면 아래와 같다. 자기 계발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재미있고 관심 있게 보는 테마라면 모두 넓은 의미에서의 자기 계발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스탠퍼드 교수가 운영하는 채널부터 (Huberman Lab) 식료품 유통업체에서 운영하는 채널까지 (Trader Joe's) 광범위한 주제의 채널들이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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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를 보지 않는 내가 세상 돌아가는 근황이 궁금할 때 챙겨 듣는 채널
중앙일보에서 운영하는 팟캐스트로 뉴스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새로 개봉하는 영화 소개부터 노벨상 수상 후보까지 시사, 교양, 문화, 예술, 과학 등 요즘 주목할만한 이슈라면 가리지 않고 다루기 때문에 언제 들어도 새롭고 재밌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기자들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세대별 시선이 담겨있는 점도 흥미롭다. 게스트를 초대해서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아 지루하지 않게 듣기 좋다. 팟캐스트는 대부분 영어 채널을 듣고 있는데 샤워할 때만큼은 한국어로 된 콘텐츠가 역시 잘 들려서 자주 손이 간다.
- 뇌과학. 생산성, 건강 등 내가 좋아하는 주제들을 모두 모아놓은 최애 채널
스탠퍼드 의대 소속 Huberman 교수가 직접 운영하는 채널로 Neurobiology를 일상생활 속 다양한 주제들과 연결시켜 다루고 있다. 잠을 효과적으로 자는 방법, 카페인 효과를 제대로 보는 방법,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 몸에 주는 영향 등 유용하고도 흥미로운 주제들이 정말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가장 좋은 점은 비전공자인 대중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수준으로 설명을 하며 실생활에서 어떻게 해당 개념들을 적용할 수 있는지까지 제시해준다는 것이다. 업로드 주기도 주 1회 정도로 콘텐츠가 풍부해서 많이 아끼는 채널이다.
-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할 때 듣기 좋은 자기 계발 채널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라이언 홀리데이가 운영하는 팟캐스트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매일 에피소드가 올라온다. Stillness is the key라는 책을 읽고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되었는데 팟캐스트까지 운영하는 걸 알았을 때 정말 반가웠다. 명상, 마인드풀니스, 자기 계발 등의 개념들을 스토아 철학에 근간을 두고 소개한다. 최근에도 계속 신간이 나오고 있고 참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인데 팟캐스트도 일단위로 올라오는 걸 보면 스토아 철학의 개념 중 하나인 '근면성실'을 매우 잘 보여주는 듯하다.
- 생산성, 일잘러, 업무 효율성 등 갓생 살기 끝판왕 채널.
역시나 유명한 작가 칼 뉴포트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채널이다. 최근에 발행한 '전과목 A학점 학생들은 이렇게 공부합니다'를 비롯해 '올에이 우등생들의 똑똑한 공부 습관' '루틴의 힘' '딥 워크' 등 자기 계발 - 그중에서도 생산성 (productivity) -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를 수두룩히 보유한 작가이다. 팟캐스트에서는 요즘 흔히 부르는 '갓생'을 살기 위해 필요한 스킬과 태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솔직히 자주 듣기에는 조금 딱딱할 수 있는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포맷화가 굉장히 잘 되어 있어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손이 가는 채널이다. 새해를 맞이해 여러 가지 목표들을 세울 텐데 작심삼일이 되지 않는데 크게 도움을 받을 듯.
- 정말 어마어마한 유명인들 게스트로 다 모아놓은 채널.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타이탄의 도구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등을 집필해 자기 계발 분야의 대표주자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팀 페리스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각 분야의 유명인들을 게스트로 초청해 그들의 전문 분야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각 에피소드가 기본으로 1시간은 훌쩍 넘기 때문에 강의를 수강하는 느낌으로 듣기 좋다.
(나머지 추천 채널은 후속편에서 계속됩니다...!)
- 나의 아토피 극복기
- 아토피도 맘놓고 먹는 빵 레시피
- 아토피도 맘놓고 먹는 밥 레시피
- 90년생의 30대 기록 이것저것
- 취향소비 아카이브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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