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의 말들

by 투명구름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앞으로 두 달간 너희 집에서 부정적인 말들을 다 없애라는 말을 했다. 어떤 식으로든 시간은 흘러갈 테고, 된다고 믿든, 안 될지도 몰라 하든 시간이 지나면 결론은 나게 되어 있다. 웃으며 파이팅 하고 통화를 마치고 나니 그 말을 나에게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집에서도 앞으로 두 달간 모든 부정적인 말들을 다 걷어내고 싶다. 두 달이라는 시간은 왠지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간이다.
9월 말에 10킬로미터 마라톤을 신청해 두었는데 나는 아직 6킬로미터도 뛰어본 적이 없다. 매일 300미터씩 거리를 늘려 훈련을 해야 한다. 중간에 아프거나 다쳐도 안 된다. 비가 와도 뛰어야 한다. 나는 매일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과연... 될까? 아니다, 부정적인 말들을 걷어내자.


지난주 글쓰기 수업 시간에 내 글을 낭독한 후에 같이 수업 듣는 어떤 분이 내 글이 건방진 데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조금 당황했지만 칭찬으로 듣겠다며 여유 있게 웃었다. 사실 여유 같은 건 없었다. 속으로는 저 아저씨 진짜 눈치 없는 분이네! 싶었다.
모든 부정적인 말을 걷어내고 이번 주 과제를 멋지게 제출하고 싶다. 하지만 마음이 쪼그라드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번 주는 선생님의 파란 펜 첨삭이 많지 않기를 바라본다. 의미 전달이 모호한 문장도 덜 쓰고 싶다. 지나치게 긴 문장도 숨 가쁘게 짧은 문장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쓰고 싶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아직 한 문장도 쓰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늘 밤도 왠지 잠 못 들 것만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애증의 카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