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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Mar 08. 2024

어느 순간부터 그리는 법을 잊어버렸다

 한동안 sns에 그림을 그려 올리곤 했다. 일상이거나, 우울함이거나, 좋아하는 것들, 싫은 것들 등 숨 쉬듯 그려 업로드했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 숨 쉴 구멍과도 같았다. 그런데 나의 우울이 누군가에겐 불편했나 보다. 우울을 그려 올리면 신고를 당했다. 마치 일기장의 내용을 엄마에게 들켰을 때 같은 기분이었다. 난 그 후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어떻게 그렇게 몇 년을 그려왔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돼버렸다. 스스로가 못나 보인다. 전부였던 그림, 그것 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고장 난 애플 펜슬 대신 새것을 샀더랬다. 시간이 조금 흐르면 다시 그릴 수 있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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