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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제이유니버스 Sep 07. 2023

시작을 했으면 끝을 보자..

뿌리를 뽑는 마음으로... ...

어렸을 때도 지금도 술을 무지하게 좋아하고 잘 마시는 친구 장 !

술자리에서 그가 어렸을 때부터 외치던 구호가 있다. 


"야. 오늘 뿌리를 뽑자!" 


그렇게 우리들은 치기와 체력을 무기로 술집의 술저장고 뿌리를 뽑을 기세로 술을 마시고 같이 놀았다. 

반쯤은 재미로 반쯤은 오기로, 체력이 좋았던 젊은이들은 술독을 비워나갔다.


그런 장은 이제는 본인의 일에서 뿌리를 뽑고 있다. 여전히 엄청난 체력과 에너지를 가지고 뿌리를 뽑는 세무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 그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될놈될'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새벽부터 고객과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고, 식사를 하면서 뿌리를 뽑으며 술도 마시고 유쾌하기만 한 장. 

그런데 막상 일을 할 때는 다른 의미로 '뿌리를 뽑는' 세무사가 되어 있다. 눈빛이며 목소리며 술의 뿌리를 뽑던 그가 단 1원의 세금까지도 합법적인지 따져보기 시작한다. 슬금슬금 동년배들보다 승진을 빨리 하더니 어느새 매우 높은 직급의 임원이 되어 있다. 


그렇게 술과 일에 파묻혀 살면서도 체중 조절을 위해 탄수화물을 안 먹고 점심시간에 주짓수를 하고, 가족들과 여행도 자주 가는 장. 최근에는 업무차 우리 회사에도 한 번 들렀다. 


회계쪽 보스와 같이 식사도 했는데, 그에 대한 보스의 평가가 자못 흥미롭다. 


"장은.. 그냥 허허실실 영업맨인줄 알았는데, 숫자에 굉장히 정확하고 업무처리도 엄청 깔끔하네.

 참 맘에 드는 재미나고 좋은 친구로구만."


"네. 제 친구지만 장은 정말 뛰어나죠."


"그러게 말이야. 같은 친구인데 엠제이는... ..." (블라블라)



장과 나를 상대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겠지만 뿌리를 뽑는 장의 등장은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렇게 회사에서 골프를 치라고 해도 꿋꿋하게 수영에 더 열심인 엠제이.

싫은 건 싷은 티가 나는 융통성 없는 엠제이.

살살거리며 고객사에 영업을 해야 하는데, 술과 골프를 다 싫어하는 말없는 엠제이.


보스와 식사를 하고, 장과 둘이 맥주 한 잔을 더 했다. 

"장, 그렇게 전쟁처럼 술마시고 영업하고 일하면 안 힘드냐?"


내가 물었다.


"나는 이게 맞는 거 같아. 알자나 나 !! 뿌리를 뽑아야 하는 거.

 인생 뭐 없어. 사는 동안 치열하게 재밌게 가는거야."


"그래. 그래도 이제는 뿌리 그만 뽑고 나무를 심는 건 어떠냐?"



뿌리를 뽑듯이 하루하루를 사는 장이 있는 반면, 

일주일에 글 두 개 이상은 써야지라는 계획도 끝까지 하지 못하는 엠제이도 있다. 


시작이 반이라고, 그래도 시작했으니 다시 달려보자. 

그리고 뿌리를 뽑아보자. 


[1줄 요약 : 목표를 갖고 끝까지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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