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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제이유니버스 Sep 20. 2023

모기와의 전쟁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

"아빠, 집에 모기가 있는 거 같아요."


가을이 목전인데, 심지어 우리 집은 아파트 고층인데 왠 모기란 말이냐 !

서둘러 아이 방 불을 켜고 모기의 흔적을 뒤쫓는다. 


아이의 발등, 종아리 등은 모기에 물리고 긁어 벌겋다. 

방 구석구석, 높은 곳 등을 뒤져보니 벽 한 쪽에 한 마리가 보인다. 

잽싸게 모기를 사냥한다. 피를 잔뜩 머금고 있을 줄 알았는데 피가 없다. 


'어? 아이가 모기에 물렸는데 피가 없다니... 이건 한마리 더 있다는 거네.'


졸음에 겨운 아이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다시금 매의 눈으로 벽을 스캐닝하고..

마침내 책상 모서리에 숨죽이고 있는 녀석을 찾았다. 


잡지책을 7번 아이언처럼 휘둘러 녀석을 잡았다. 잡지책에 피가 묻은 걸 보니 이 녀석이

아이의 피를 빨아먹는 주범인가보다. 


"아빠가 다 잡았어. 이제 편하게 잘 자라."



그러나 모기와의 전쟁은 이 뒤로 1시간은 더 이어졌다. 연이어 출몰하여 아이의 팔다리를 물어뜯고 

도무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 가을 모기녀석 2마리를 더 사냥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씨. 내일 아침 일찍 수영하러 가야 하는데... 오전에 중요한 미팅도 하나 있는데..."


마음 속에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왔고, 소중한 잠을 뺏겼다는 것에 화도 몰려왔다. 


리클라이너에 앉아 맑은 밤하늘을 한참 바라보니 그제서야 화가 좀 잦아들었다. 

모든 것의 출발점은 '모기 녀석'이었다. 모기라는 원인을 차단하면 뒤도 평온해질 것이다.


'내일 퇴근하자마자, 아주 강력한 모기향을 출입문에 피워서 모기 출입을 막고, 

아이 방을 쓸고 닦고 지저분할만한 것들도 다 정리해버려야지. 모기향은 방에 피우기는 

좀 그러니 방에는 전기모기향을 틀자.'



이렇게 가을모기녀석들과 전쟁을 선포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그리고 다음날, 심야에 수립했던 계획을 하나씩 했고 아이는 모기없는 밤을 보냈다는 해피엔딩이다. 


매사가 그런 거 같다. 마음먹기도 중요하지만, 원인을 잘 파악하고 문제가 되는 그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줘야 하는 것 ! 추리소설을 보면 사건의 결과만 나오지만, 탐정들은 그 원인을 찾아 

증거를 모으고 그에 따른 결론과 범인을 찾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회사에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업무성과에 대한 '피드백'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영업팀의 '결과'만을 놓고 냉정하게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가 요지였다. 원인도 잘 파악하고, 무엇보다 칭찬을 

곁들인 피드백이 중요하다라는 것이었다. 


집 안에 모기녀석이 출몰하지 않도록 하는 것처럼... 쉽게 결과만을 놓고 짜증내지 말고...원인을 찾아가자.


[한 줄 요약 : 탐정처럼 원인을 찾고 풀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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