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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득 Feb 17. 2023

얼렁뚱땅 출국하기

출국 전 필요한 것은?

 사실 워홀 중에 가장 비자받기 쉽고 간단한 곳이 호주다. 하지만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 맨땅에 헤딩한다는 느낌은 분명 이 기분일 것이다.     

 첫 번째는 비행기 티켓을 사야 한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보지도, 주변에 조언을 구할 사람도 없었다.


 티켓 가격은 35만 원으로 경유로 가서 저렴했지만, 인터넷에서 여권번호나 철자 하나만 틀려도 안된다고 하여 결제완료까지 수십 번 확인했었다.


 오랜 시간을 보고 있어서 결제창이 초기화되기도 하고, 창을 하나하나 넘어갈 때마다 반신반의한 심정으로 진행했다.


 드디어 결제완료 후 티켓을 구매했지만, 알고 보니 첫 티켓 구매는 시작부터 망했었다. 인천으로 가려했는데 자세히 보니 김해..  

   

  두 번째는 워홀 비자를 얻어야 한다.


 유튜브와 네이버를 뒤적거리며 호주 이민성 사이트를 찾았지만, 시작부터 숨이 턱 막혔다.


 모든 내용이 영어로 되어있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한 장 한 장 넘어갔지만, 가끔 번역이 잘못되었는지 입력 오류가 떴고 그럴 때마다 노트북을 접었다.


 결국 비자 하나 신청하는데 한 달이 걸렸다. 비자 신청이나 이민성에서 일을 본다면 돈을 주고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시간도 정신건강에도 이롭다.


 세 번째는 영어다.


 나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영어 학원을 10년 동안 다녔지만, 영어 듣기 평가만 보면 남들 1,2개 틀릴 때 혼자 10개씩 틀렸다.


 우리나라 교육 상 영어를 입 밖에 뱉는 일이 많지 않아, 당연히 구사할 수 있는 영어는 ‘hi’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뿐이었다.


 전화영어도 해보고 국제센터에 방문해 꾸준히 시도해 봤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었다. 결국 외국인과 놀고먹고 함께 일하면 늘 것이라는 긍정적인 후기를 보고, 미래에 맡겼다. (부정적인 후기는 무시했다)   

  

 마지막은 제일 중요한 돈이다. 총을 못 맞추면 맞을 때까지 쏠 수 있는 넉넉한 탄창을 챙기면 된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마음가짐은 긍정적이라 나쁘지 않았다. ‘어딜 가든 다 사람 사는 동네고, 돈이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살겠지 ‘ 생각했다.


 그래서 20살이 되자마자 배 박스 작업부터, 조개집 알바, 콜센터, 주차장 알바, 고깃집 알바 등 비는 시간엔 돈만 버는 것에 초점을 뒀다.   

  

 드디어 갈 준비를 모두 마치고 비행기를 탔다. 한 가지 까먹었다면 호주에 내가 아는 것은 캥거루와 오페라하우스뿐. 도착하면 밥을 하든 죽을 쑤든 알아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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