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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쌤 Aug 27. 2024

가족은 날 무조건 사랑해야한다는 착각

비뚤어진 나라도 사랑해줘

우리는 흔히 부모님의 사랑을 절대적이고 무조건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부모님이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큰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 믿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서, '부모님은 날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이 착각은 부모님과의 관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나아가 우리의 성장을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중학교 시절 친구와 싸워 어머니가 교무실에 불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셨던 어머니는 저희 담임 선생님과 면담 후에 기분이 많이 상하셨는지 제게 "동네 창피하다"며 핀잔을 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춘기를 겪던 때라 그때 들었던 서운한 감정이 오래 남아 이후에도 크고 작은 반항을 했었는데, 철없는 마음에 '비뚤어진 나라도 사랑해줘'라는 마음에 발버둥쳤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매우 깊고 특별한 감정입니다. 하지만 이 사랑이 무조건적이고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부모님 역시 인간이고, 그들 나름의 감정, 한계, 그리고 상황이 있습니다. 때로는 자식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도 하고,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도 그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그들의 사랑이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과 다르다는 이유로 실망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이 무조건적이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하거나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모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감정적 부담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도 때때로 자녀의 행동이나 선택에 실망하거나 상처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느끼는 감정을 무시한 채, 그들이 우리의 감정을 항상 우선시해주길 바라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일 수 있습니다. 과거의 저 또한 부모님이 속상해하고 실망할만한 행동을 잔뜩 해놓고 변함없는 사랑을 달라고 이기적으로만 행동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결국,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는 끊임없는 소통과 이해, 그리고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우리가 부모님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기보다는, 그 사랑을 감사히 여기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에도 공감할 수 있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합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매우 특별하지만, 그 사랑이 언제나 무조건적이어야 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님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실수하고, 고민하며, 때로는 지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더욱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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