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약 1년 정도 되었다. 참 재미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는데, 러닝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지금도 꾸준히 하는 삶의 패턴이 생긴 것이 뿌듯하다. 오늘은 나의 러닝 아이템을 하나씩 소개하고 추천해보려 한다. 평범하지만 또 나름의 이유가 있는 아이템들이다.
1. 러닝화 (만족도 ⭐⭐⭐⭐)
물론 그냥 뛰어도 된다. 어떤 운동화든 뛰지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래도 러닝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분이라면 스포츠 매장에 가서 새 러닝화를 사길 추천 한다. 그리고 그 러닝화는 일상화로 신지 말고 꼭 러닝 할 때만 신발장에서 꺼내 신길 바란다.
우리가 보통 이 운동을 '달리기'라고 부르지 않고 '러닝'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뭘까.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모두가 '러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하나의 스포츠로서 여기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별다른 장비 없이 시작할 수 있는 게 러닝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또 많이 그만둔다. 러닝화를 꺼내 신고 끈을 묶으며 자신에게 스포츠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을 행하자.
그리고 마음가짐이 아니더라도 러닝화는 러닝에서 단연 원픽으로 뽑을 수 있는 중요한 장비다. 헐렁대거나 너무 발을 조이지 않고 내 발을 탄탄히 감싸주는 러닝화를 고르자. 흙길이나 울퉁불퉁한 바닥을 뛸 때도 발바닥을 보호해주어 오래 뛸 수 있게 해주는 러닝화를 고르자. 나의 경우엔 신발의 가운데 부분이 두껍게 처리된 러닝화를 좋아한다. 왠지 달릴 때 전방으로 추진력을 더 얻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 무릎 통증을 완화하려고 미드풋이란 방법으로 뛰고 있는데, 이런 신발 쿠션 모양이 그 주법으로 달리기 쉽게 도와준다.
2. 스마트폰(러닝앱) (만족도 ⭐⭐⭐)
러닝 초반엔 어떻게 스마트폰을 놓고 뛸 수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생각보다 큰 스마트폰을 들고 운동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러닝을 도와줄 수 있는 이 이상의 첨단기계는 없다. GPS를 사용해 나의 러닝 기록을 남겨주는 러닝앱이 없었으면 아마도 나는 러닝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만큼 나의 러닝 키로수와 페이스 등을 확인하는 일은 중요하다. 몸무게를 체크하며 다이어트를 하듯, 기록을 확인하며 러닝을 하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된다.
나는 러닝머신보다 러닝을 좋아한다. 바깥공기를 마시고, 좋은 경치를 보며 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러닝 중간에 혹은 러닝을 마친 후에 러닝코스 풍경을 꼭 사진으로 찍어둔다. 그리고 러닝 기록과 함께 인증샷으로 남긴다. 그리고 개인 SNS 운동 계정에 올린다. 이 자체가 러닝 동기부여가 될뿐더러, 멋진 경치와 함께 했던 기억으로 남아서 좋다. 내가 사용하는 NRC는 물론이고 다른 많은 러닝앱들도 사진과 함께 러닝 기록을 남기는 공유 기능을 제공하니 활용해보기 바란다.
3. 러닝밴드 (만족도 ⭐⭐⭐⭐⭐)
이렇게 필수인 스마트폰이라는 장비를 처음엔 그냥 들고뛰었다. 곧 한쪽 팔 근육이 아파 양 손으로 번갈아 들면서 뛰었다. 주머니에 넣어도 뛸 때마다 덜렁거렸다. 내가 뛰는 박자에 맞춰 스마트폰이 아래로 떨어지며 옷을 툭툭 끌어내렸다. 안 그래도 힘든데 양쪽 어깨에 짐이 생긴 느낌이라 해결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내가 찾은 아이템은 러닝밴드다.
스마트폰을 지니고 뛰게 해주는 다른 아이템들도 많다. 우선 스마트폰을 팔에 차게 하는 암밴드가 있는데 맨살에 땀도 나고 한쪽 팔에만 무게가 쏠리기 때문에 한쪽 팔이 꽤 불편하다. 게다가 한쪽에만 스마트폰이 무게가 더해져 몸의 균형이 맞지 않아 거슬린다. 허리에 차는 가방이나 등에 메는 작은 가방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아무래도 그 자체로 부피가 있다 보니 가방류는 거추장스러워 좋아하지 않는다. 러닝 타이즈에 스마트폰 주머니가 있는 러닝 팬츠도 사용해 봤는데 다리에 스마트폰이 딱 붙는 것은 좋지만 이 역시 달릴 때 밸런스를 방해한다. 그리고 이런 기능성 러닝 팬츠는 이걸 입지 않으면 또 다른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게 문제다.
언뜻 보면 그냥 복대 같고 별거 아닌 듯 보이지만 이게 나의 러닝 최애템이다. 가격도 만 원밖에 안 하는 이 착한 아이템은 앞서 말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허리에 이 밴드를 차고 스마트폰을 넣어 등 뒤로 돌려놓으면, 그러니까 스마트폰이 기립근 위 쪽에 위치하도록 놓으면 러닝 할 때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단단한 꼬리뼈와 기립근 위에 자리 잡은 스마트폰은 무게가 잘 느껴지지도 않고 몸의 정가운데에 있어 러닝 하는데 밸런스를 해치지도 않는다. 신축성 있는 밴드는 허리에 착 붙어 가방처럼 걸리적거리지도 않는다.
4. 무선이어폰 (만족도 ⭐⭐⭐⭐)
러닝 할 때 음악은 필수다. 조금 지루하다 싶은 순간을 참아낼 수 있는 것도, 힘든 구간에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다 음악 덕분이다. 그런 나에게 무선이어폰은 너무 고마운 존재다. 유선이어폰은 길게 늘어져 덜렁거리는 선 때문에 당연히 불편했을 거다. 무선이어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된 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이게 없었으면 어떻게 러닝 했을지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5. 마스크 (만족도 ... )
슬프게도 러닝을 할 때도 마스크는 필수다. 그런데 마스크가 러닝 할 때 사람을 굉장히 곤란하게 만든다. 우선 KF 94와 같이 촘촘한 마스크는 러닝 할 때 호흡을 방해하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그리고 부직포 소재라고 해도 호흡을 상당히 많이 방해하는 마스크도 있었다. 뛸 때 많은 호흡으로 마스크가 젖기 때문에 러닝 할 때마다 마스크를 버려야 하는 것도 낭비였다. 그래서 다양한 마스크를 써 본 지금은 내부 필터 교체가 가능하고 세탁이 가능한 마스크를 사용한다. 얼굴을 전면을 감싸서 호흡이 불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공기 순환이 마스크 전체적으로 되어 더 편하게 느껴진다. 운동하고 나면 바로 손빨래 해 놓으면 금방 건조되어 다음 날 또 사용할 수 있어 편하다.
개인에게 맞는 마스크를 다양하게 사용해보고 러닝용 마스크를 정해 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실내 운동보다는 안전하긴 하지만 너무 사람이 북적이는 곳은 피해 러닝을 즐기기 바란다. 얼른 마스크를 벗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뛸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모든 러너들에게 파이팅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