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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Sep 06. 2022

우리 반 태양 한마디

'구름보다 태양'을 읽고

 올해 3 의문의 문자가   도착했다. 위즈덤하우스 '나는 교사다' 서포터즈로 선정됐다는 축하 문자였다.  스팸인가 싶었는데 한참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니   전에 신청했던 도서 서평단 광고가 기억났다. 이후  달에  , 서평을 작성하면  권을 선물로 받는 서평단에 참여했고 받은 도서  구름보다 태양이라는 그림책이 있었다.


 독후감을 쓸 때만 해도 별생각 없이 글만 썼는데 여름 방학 내내 1정 연수를 들으며 그림책 수업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받았던 그림책은 총 4권이었고 그중 하나로 첫 시작을 열고 싶었다. 우리 반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뭘까 생각했을 때 퍼뜩 떠오르는 건 '말'이었다.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주고받는 모습이 발랄해 보이지는 않았으며 단연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규칙을 강화하거나 보호자 서명을 받아오는 등의 처벌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긍정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생활 측면에서 내가 해야 하는 건 통제가 아니라 교육이니까.


 '구름보다 태양' 말에 관한 책이다. 하루는 여자 화장실에 나쁜 말이 쓰여 있었다. 그날로 여자 화장실은 출입 금지가 됐다. 그러나 몇몇 학생들이  말을 보게 됐다. 그들은 충격을 금치 못하는데 이후에 어떤 말이었는지에 대한 소문이 퍼지며 문제는 일파만파 커진다.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남의 아픔에 공감해 주지 못하는 등의 삭막하고 부정적인 기운들이 넘쳐 난다. 그러다 교장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의 제안으로  위에 예쁜 그림과 , 시로 덮어쓰고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며 끝난다.


  도입 부분에는 날씨 얘기를 하며 가볍게 시작했다. 뻔한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제목을 말해주고 어떤 내용일지 추측해보게 했다. 추측할 때에는 제목  자체도 중요하지만 표지 그림을  살펴보게 했다. 무엇을 들고 있고 어떤 표정인지 등을 살피며  적극적으로 추측해볼  있게 했다.


 전개 부분에는 글을 읽으며 함께 얘기를 이어 나갔다. 동화책 수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순간부터 가장 걱정했던  책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는데 유용한 어플을 추천받아 사용했다. 유튜브의 순기능이다. 책을 읽으며 준비했던 질문들을  가지 던졌다. 어떤 말이 적혀 있었을까, 어떤  그려 , 마지막이 어떻게 날까.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는 넘기지 않았다. 쉬는 시간에 책을 가져가 펼쳐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모두 읽고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한  나쁜 말을 들었을  기분이 어떤지, 그때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대해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나쁜 말들을 덮을  있는 예쁜 그림과 말들을 정하는 활동을 했다. 각자 보드에 듣고 싶은  한마디를 쓰고 내가 읽어주었다.   가지 한마디를 뽑아 우리  태양 한마디로 정했다.  태양 한마디를 사용한  자신의 이름에 동그라미 치고 우리  모든 학생이  주도 빠짐없이 모두 참여했을 경우 마지막 주에 컵라면 파티를 한다고 했다. 덕분에 아이들이 열광하며 참여했다. 그전까지 시큰둥한 표정이 무색하게.

 우리 반 태양 한마디는 '고마워', '힘내', '오늘도 수고했어' 이렇게 세 가지다. 그 외에 '사랑해', '괜찮아 잘하고 있어' 등 마음에 드는 게 있었지만 투표 결과가 그랬다.

 마지막에는 좋은 말의 중요성에 대해 더 얘기를 나눴다. 스스로 잘 알고 있으나 실천이 어려운 아이들. 서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나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더 순화되길 원하고 아이들은 컵라면을 원하니 윈윈이다.


 우리 반 태양 한마디, 이번 한 주가 끝나기 전에 나도 아이들에게 얘기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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