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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yu Jul 15. 2022

탕비실 간식

 그날 기분에 따라 먹고 싶은 게 다르긴 하지만 달달한 과자를 좋아한다. 최근에 빠진 간식에는 꼬북칩 초코맛, 인절미맛이 있다. 꾸준히 사랑하는 간식들에는 꿀꽈배기, 짱구, 다이제 정도. 노브랜드 과자도 잘 찾아보면 맛있는 게 많아서 이마트 방문을 즐긴다.


 재작년에는 1반 선생님이 총무를 맡았다. 내심 아쉬웠다. 물론 먹고 싶은 간식을 말하면 사주셨지만 막상 내 일이 아니게 되니 별 관심이 가지 않았다. 작년부터 총무를 맡으면서 연구실(학교의 탕비실 같은 장소) 간식을 도맡았는데 바쁜 와중에도 간식을 책임진다는 게 싫진 않았다. 분기별로 한 번씩 거하게 샀었는데 살 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간식에 치중하지 않고 골고루 사면서 간식의 지평선을 넓혔다 . 막상 사고 보면 달달한 거만 많은 거 같아서 눈치가 보였으나 선생님들께서 너무 맛있게 잘 먹어 주셔서 되려 감사했다.


 탕비실 간식은 개별 포장된 게 좋다.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 낱개 포장이 최소화된 걸 사야 하는 게 맞지만 그건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책임을 전가시킨다. 다음에 여유가 된다면 타파통을 구입해 비닐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겠다.


 낱개 포장 간식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가격도 적당하고 1-2개 포장으로 양도 많아 보이는 마법 같은 과자들이다.


1. 빈츠 / 피코크 초콜릿샌드위치

 말이 필요 없다. 스트레스로 신물이 올라 와 입이 쓴 오전에도, 당 보충이 절실한 오후에도 하나하나 까먹으면 행복해진다. 크지 않아 한 입에 먹기 좋으나 몇 개를 먹어도 질리지 않아 앉은자리에서 4-5개를 기본으로 까먹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빈츠 상위 호환으로는, 가격 및 양이 아쉽지만 피코크 초콜릿샌드위치가 있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는 진부한 표현이 뻔하게 느껴지지 않는 과자다. 초콜릿 양이 많아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2. 보리과자

 죠리퐁을 원기둥 모양으로 뭉쳐놓은 형태이나 죠리퐁보다 딱딱하고 바삭한 식감의 과자다.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가성비 갑 제품이다. 해당 분기에 돈을 많이 썼는데 과자가 부족해 보인다? 보리과자가 필수다. 맛도 나쁘지 않다. 재작년에 처음 먹어 봤는데 한동안 보리과자만 먹었다.


3. 청우 쌀과자 고소한 맛 / 인절미 맛

 개인적으로 둥근 쌀과자, 달달한 건 취향에 맞지 않는다. 대신 길쭉하고 짭짤한 쪽으로 선호하는데 다른 브랜드보다 청우가 맛있다. 가루를 아끼지 않는 느낌이다. 잔뜩 묻은 가루가 쌀과자 특유의 심심함을 잡아준다.

 덜 자극적인 맛을 원한다면 인절미맛도 나쁘지 않다. 처음 먹었을 땐 여느 쌀과자와 비슷하게 밍밍해 실망스러웠으나 먹어야 해서 먹다 보니 손이 가는 과자였다. 오히려 고소한 맛으로 돌아왔을 때 고소한 맛이 너무 짜게 느껴지기도 했다.


4. 본오본 초콜릿 / 구미 초코볼(딸기, 포도)

 본오본을 초등학생 때 불량식품으로 처음 접했다. 여전히 불량스럽긴 하나 맛만 좋으면 됐다. 얇은 웨이퍼를 감싸는 초콜릿은 밀크, 다크, 화이트 세 종류가 있다. 다 고만고만하게 맛있다.

 구미 초코볼은 초콜릿 안에 쫀득한 젤리가 있다. 누나 집에서 보고 알게 됐다. 처음엔 왜 굳이 젤리를 넣었을까 하고 이해할 수 없었으나 씹다 보니 맛있었다.

 

5. 삼립 초코블랑 / 삼립 잼있는 (사과/딸기) 쿠기 / 누네띠네 / 미니 약과

 삼립에서 괜찮은 디저트들을 많이 만드는 거 같다. 대용량으로 많이 팔기도 하고 개별 포장되어 있는 제품들이라 들고 가서 먹기도 편하다.

 풍부한 버터 향이 나지는 않지만 불량식품 맛이 지나치게 많이 나서 거북한 정도도 아니다. 오히려 싼 가격에 '음, 꽤 괜찮은데?' 싶은 과자들이 많다. 보통 편의점에 개별로 판매하고 있으니 한 번쯤 먹어보고 사는 거도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긴 하다.


6. 포테이토 크리스프 스낵

 짭짤한 대용량. 가성비 과자다. 풍성한 눈속임을 위해선 꼭 필요한 감자 과자다. 보리과자 급으로 양이 많다. 맛도 여러 가지라 다양한 맛으로 구입하면 질리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자색고구마 맛도 고구마에 꽂혀 달게만 만들지 않아 특이했던 거 같다.


7. 게리

 개인적으로 치즈, 코코넛 두 가지 맛을 선호한다. 게리하면 얇은 플라스틱 바구니 안에 8-10개씩 들어가 포장된 걸 생각하기 쉬우나 개별 포장 게리도 판매하니 게리를 좋아한다면 살 만하다.


 이상 만만하게 구입할 수 있는 간식이었다. 성공적인 탕비실 바구니 꾸미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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