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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외과의사 Feb 13. 2023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고 린데블라드

세상 안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내가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고 린데블라드


저자는 서양 수도승이다. 스웨덴의 사업가가 젊의 나이의 성공을 등지고 태국의 수도승이 되었다. 17년 동안의 수련 후에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책은 그의 인생을 전반적으로 다룬 수필이다. 본인의 죽음 직전에서도 깨달은 것을 책에 담았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 도덕의 나침반을 놓치지 않은 채 살아가고 싶은 것은 어떤 책에서 그렇게 하라고 말해서가 아닙니다. 다른 이에게 올곧게 보이고 싶어서도 아니지요. 제가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양심에 따르는 삶이 훨씬 쉽다고 한다. 설사 남들은 모르고 나만 아는 행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수치심과 부끄러움, 비양심적 행위에서 오는 죄책감은 뒤따른다. 인생에서 진정한 친구는 결국 자기 자신밖에 없다. 본인이 본인을 아껴주고 사랑할 때 실패와 슬럼프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반면 자기 자신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도덕적이지 못한 결정들을 반복할 때 본인을 지지해 줄 유일한 친구를 잃어버리게 된다. 존재는 공명하고, 우주는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 이면에 있는 의도에 반응한다고 한다. 세상 안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내가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전 가치관과 관련된 글을 썼을 때 느낀 바와 유사한 구절이어서 더욱 와닿았다.  

https://blog.naver.com/gyun7902/222652839512



당신이 알아야 할 때,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결국 모든 것이 순리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으며 사는 데 익숙해진다면 더 높은 차원의 자유와 지혜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래를 통제하고 예견하려는 헛된 시도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운명에 순응해 살란 말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미리 불안해하며 대처하려 하지 말란 뜻이었다. 생각과 통제력을 내려놓고, 내면을 경청하고, 현재에 집중하기, 편안하게 쉬기, 신뢰하며 살기 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당연히 나를 위한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하며 현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생각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 생각이 어떤 양상을 취할지도 통제하지 못하지요. 다만 어떤 생각은 더 오래 품으며 고취할 수 있고, 어떤 생각에는 최대한 작은 공간만을 내줄 수도 있습니다.


삶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는, 생각이 곧 자신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지금 떠오르는 생각이 곧 나이며, 기쁘고 불안하고, 슬프고 화나는 감정에 나의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뀐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생각과 기분에 평온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한 발 떨어져 생각을 바라보는 입장이 되어보자. 느껴지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을 바라보고 선택할 수 있다면 훨씬 더 자신에게 행복한 감정과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 내 감정과 내 생각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자체만으로도 훨씬 더 현명한 결정들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내용은 수련 후 저자가 우울증을 겪은 일이었다. 17년간 마음공부를 했던 저자조차 다시 세상으로 나와 현실의 냉랭함에 은둔생활을 하였다. 수많은 시간을 명상을 하고, 본인과 대화하며 수련했지만 그런 저자에게조차 우울하고 힘들 때가 있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갑자기 찾아오는 외로움과 불안, 우울은 결코 내가 수양이 덜되어서, 마음공부를 덜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감정이며, 다만 이 또한 지나가리란 믿음만 있으면 충분했다.


밑줄 친 부분이 100개가 넘어갈 정도로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많았다.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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