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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isbumpy Feb 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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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기 좋은 날

슈 욱~ 탁. 휙~ 퍽. 읏~짜 홱.

그렇게 세탁기 안에 옷이 쌓여간다.

 3 일쯤   같은데,

벌써 세탁기는 배부른 언덕 모양이다.


또 빨래하는 날이다.

분명, 엊그제 한 것 같은데 또 빨래하는 날이다.


삐빅, 띡.

물 높이를 설정하고, 시작 버튼을 꾸욱 누른다.


쪼르륵.

액체 세제  , 섬유유연제  .

쿵쿵 쾅쾅 쿠르르르릉 쿠와 아아아 앙 쎄에에에엥.


띠띡 .

세탁기의 고된 업무가 끝났다.

바로 가서 꺼내도 좋을 테지만, 잠시 미뤄두기로 한다.


... 끔뻑끔뻑. 눈이 감긴다.

스르륵, 몸 져 눕는다. 하암.


괜찮아, 삼십 분만 있다가 꺼내서 널어보자.

괘... 괜...ㅊ.. 찮... 아... 쿨쿨..... 드르렁 컹컹..


쩝쩝.

잠들었다. 역시 봄만큼 낮잠 자기 좋은 계절은  지.

이런, 한 시간 동안  빨래를 세탁기 안에 방치했다.


괜찮다.

 숙성된 고기가 맛있는 것처럼

옷들도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듬뿍 머금었을지도 모른다.


아주 향기롭겠구나. 호호호.


끼익. 킁킁킁.

세탁기를 열고,  냄새부터 맡는다.

덜 마른 냄새가 난다면, 과감하게 다시 돌려야 한다.

꿉꿉한 냄새는 딱 질색이기 때문이다. 훠이훠이.


다행이다.

 절여졌다. 호호.

스멜스 쏘굿.


빨래를 널어 본다. 기분이 좋다.

예상한 대로, 건조대에 딱 꽉 찰 만큼 빨았기 때문이다.

역시 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하하하.


오늘은 영상 9,

봄이라 부르기에 알맞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드르륵 .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집으로 들어온다.

바람은 빨래를 지나, 좋은 향기로 집안을 가득 채운다.


다우니는 냄새가 참 좋다.

이러니 기분이 다운될 리 없지.

왜들 그리 다운돼있어?

뭐가 문제야 썸띵.


빨래는 언제나 귀찮은데,

막상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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