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애하고 나도 울고 싶은 걸 어떡해

[육아 해우소(2)]

by 스트로베리


# 엄마도 울고 싶다.


만 32세인 나, 출산 2주 후 산후우울감을 경험했다.

보통 출산 후 호르몬으로 인해 우울감을 겪는 산모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출산하자마자 집에서 바로 실전육아에 돌입한 나,

친정엄마와 남편이라는 든든한 동료(?)가 있었지만

어마어마한 신체변화를 겪은 나의 몸으로는 수면부족이 견디기 힘들었나 보다.


출산 후 2주 되던 날,

어느 때와 같이 엄마와 하루종일 딸기를 보고 남편과 저녁을 먹고 있었다.

축척된 피로와 변화된 신체 모든 것이 버겁고 힘들었다. 힘들긴 남편도 마찬가지.

내가 잠을 못 자서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

남편이 “낮에 자면 되지~”라고 대답했다.

근데 뭔가 그 말에 서러움이 북받쳐 올랐다.

‘낮에 얼마나 바쁜데 잘 시간이 어디 있어, 몸도 회복 안되고 얼마나 힘든데’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삼키고 울음이 터졌다. 먹던 밥도 팽개치고 방에 들어갔더니, 따라 들어와서 달래줬다.

남편도 엄마도 내가 힘드니까 하나라도 더 해주려고노력하는 거 아는데도 그냥 서러웠다.

이때 남편이 해줬던 가장 위로가 되었던 말이 있다.

‘너 때문이 아니라, 다 호르몬 때문이야. 니 탓이 아니야. 호르몬 때문이니까 자책하지 마 ‘

산후검진후, 내기분 풀어줄거라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내기분 맞추느라 고생인 남편.

그렇게 남편은 일주일 휴가를 냈고, 같이 산후검진을 갔다. 담당의사 선생님에게 기분이 우울하고 힘이 없다고 했더니 대부분의 산모들이 다 겪는 거라고 마그네슘을 처방해 주었다.

남편의 토닥임과 엄마의 따뜻한 밥 덕분에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실 이때 이후로 울었던 날, 울고 싶었던 날이 없었던 건 아니다. 엄마로서의 책임감, 못해주고 있다는 미안함, 수면부족으로 인한 기력 없음

이 모든 것이 나를 짓눌렀을 때는 참을 수 없더라.


엄마아빠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힘들지만 아기웃음 한 번으로 그동안의 고생이 스르륵 녹는다고. 우리 부모님도 그랬을 것이고, 나도 그걸 점점 더 느끼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힘든 건 힘든 거다 하하)


응애하고 아기처럼 울고 싶다면,

그냥 한번 다 내려놓고 울고 다시 하면 된다.


최선을 다해도 항상 부족한 마음

이것이 나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이었나 보다.

응애하고 내가 울고 보챌 때, 우리 엄마도 아빠도 내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그 생각을 하니 괜스레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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