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인인 나는 체력의 총량이 적은 편이다. 비교적 건강한 편이라 생각되지만 땀 흘리며 하는 고강도 운동에는 몹시 취약하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30분 정도만 해도 기진맥진. 쉽게 방전되는 몸이다. 수영과 러닝은 한때 체력을 기르겠다며 멋모르고 했던 고강도 운동들. 초등학생 때 수영을 배운 가닥이 있어 어떻게든 시작은 할 수 있겠지 싶어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 수영장에 등록했다. 배우기 시작하고는 얼마 뒤, 수영 강사가 나에게 물었다.
수영이 재미있으시죠?
바로 고개를 끄덕이니 수영을 잘하니까 재미있는 거라고 짧게 말을 덧붙였다. 그렇지. 수영 뿐인가. 일도 그렇고 공부도 그렇고 잘하면 재미있다. 이제껏 일을 선택할 때 내가 뭘 좋아하지? 뭘 하고 싶지? 뭘 할 때 재미있지? 를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
김영하 작가님이 그랬다. 좋아하는 마음은 수시로 변하는 것이니,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잘하는 일을 하세요.
삶의 만족은 잘하는 것에서 온다고.
어쨌거나 일주일에 두 번 수영 강습을 받고, 자유 수영 시간에 연습도 했으니 일주일에 세 번은 수영을 했건 것 같다. 약 2년가량을 했는데 마지막 영법인 접영을 시작하니 이건 뭐 보통 체력으로 되는 게 아닌 거다. 제일 재미있는 영법이었지만 폼나게 하기에는 아쉽게도 내 체력이 따라가질 못했다.
때마침 실내에서 하는 운동에 갑갑함을 느끼던 때라 수영을 그만두고 종목 변경을 하였는데 그건 바로 러닝. 인터벌 러닝을 하려고 백화점에 가서 G-shock 손목시계도 사고 호기롭게 시작했더랬다. 바깥에서 하는 운동이라는 거에 일단 큰 만족감을 느꼈지만, 운동하고 집에 돌아오면 온몸이 축날 지경이었던 나는 안 되겠다 싶어 유산소 운동과는 작별을 고하고 근력 운동 쪽으로 급선회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필라테스 학원 중 오며 가며 간판이 눈에 익은 집에서 제일 가까운 필라테스 학원을 끊고서 바로 다니기 시작했다. 근력이 붙을 수밖에 없는 고강도 근력 운동이었다.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체지방량은 줄어들고 근육량이 평균보다 훨씬 웃돌 정도로 늘었지만... 그 정도의 필라테스 체험으로 충분했는지 20회 정도 수강한 뒤로 더 이상 연장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코로나 전 일이니까 이미 5년이나 지난 일들이다.
아파트 단지 내에 야트막한 산이 있는 동네로 이사 온 지도 4년 차다. 한참을 헉헉대며 숨이 찰 정도로 산을 탔다가 지금은 집 근처 커다란 공원을 돌다가 온다. 30분 내외로 그날의 컨디션과 그날의 스케줄에 따라 유동적으로 한다. 20대 때 요가를 시작으로 헬스를 거쳐 수영에 러닝, 필라테스를 찍고 이제는 걷기 운동. 30분의 걷기는 너무 저강도인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나름 오르막 코스도 중간에 있다.) 나에게 맞는 체력증진법은 이렇게나 단순하고 단조롭다.
그러나 저러나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 이렇게나 운동하기 딱 좋은 요즈음. 청량한 날씨가 아까워서 왠지 운동이 내키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이건 무슨 논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