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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여남 Mar 30. 2016

등산

아들아 네가 몇 개의 산을 거저 올라간지 아냐?

 아들아 오늘도 미안한 것보다는 너도 좀 알아야 할 것 같아 아빠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거 하나 쓰려한다. 바로 무엇이냐? 그것은 바로바로  "등산"

우리 집 뒷산을 처음으로 너를 업고, 엄광산, 구봉산, 장산, 천마산 등 부산의 여러 산을 너를 업고 올라 다녔다.

네가 점점 커 갈수록 아빠의 무릎이며, 몸에 무리가 왔지만, 꾹 참고 산에 올랐다. 산에 올라 띠를 풀었을 때 아빠 배에도 땀이 흥건하고 너의 가랑이 사이에도 땀에 젖어 있는 모습을 보곤 했지.

너는 잘 모를 것이다. 저기가 어디며, 몇 m의 산인 줄... 사진에 나온 것처럼 장산은 해발 634m!

너를 업고 장장 2~3시간 산행을 할 걸로 기억한다. 중간에 길을 잃어서 지뢰밭 나오고 해서 큰일 날 뻔했지만 무사히 너와의 산행을 마쳤었다. 산행을 하면서 아빠가 좋았던 건 우리 가족 모두 함께해서 좋았다. 비록 너의 의사에 상관없이 아빠 등이며, 엄마 등에 업혀 다녔지만, 아빠는 너도 개인적을 좋은 시간이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이제 다시 봄이 와서 산행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너를 업고 갈 수도 없어 걱정이다. 네가 워낙 걷기를 싫어하니. 작년에는 이런저런 핑계를 돼서 산에 한 번도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자주 올라가자.

우리 집 뒷산 400m도 안되니까. 도시락 싸서 동생 데리고 산에 가자. 이제 아들 네가 아닌 막내를 업고 산에 가야겠구나. 진달래, 개나리 벚꽃 피면서 산에서 오라고 손짓한다. 우리 그 부름에 맞춰 산에 가보자.

이제 4명이서 산에서 더욱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보자. 아들아 아빠가 너 업고 산에 간 거 잘한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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