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서 출렁이는 계절의 흔적
처연한 속도로 땅에 닿으려 할 때
여백을 지나 온 바람과 마주한다.
떨어져라 그러면 휘이 날리었고
날아올라라 그러면 다시 춤을 춘다.
땅에 닿기엔 높은 곳에서
멈출 줄 모르는 춤사위로 장면을 꾸밀 때
짙은 여울이 그려진다.
시시로 바뀌는 농도에 맞게
일그러지는 햇살과 모여드는 그림자
낙엽은 여전히 공간의 어딘가에
출렁이고 있었다. 담백한 결을 담은 도파.
재촉할 수 없는 탈락의 한 때.
잦아드는 낮에 낙엽의 한 시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