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어느 신문사가 온라인상에서 운영하던 블로그에 글을 쓰던 시간이 있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나의 글에 애정을 가져주시던, 내가 애정하던 글의 블로거 두 분과 오프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글로 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던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증이 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 일 것이다. 거의 매일 글로나마 서로 안부를 챙기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궁금증이 일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만남에는 어떤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서로의 글을 읽어주던 블로거 중 한 분이 미국으로 떠나게 되어 그전에 한 번 만나기로 한 것이었다.
이후 두어 차례 서로의 생활공간을 스치면서 만났다. 이런저런 이유(거기에는 2012년 내가 한국을 떠난 것도 있을 것이다)로 더 이상 연이 이어지지 않은 채 오랜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렀다.
그때의 오프 만남과 관련하여 남은 기억은 서로의 글에 대한 신뢰가 있어서인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만남 자체가 좋았다는 것이다. 스치듯 만나 차 한잔, 밥 한 끼가 전부였지만 말이다.
글로 이미 많은 말을 했기에 많은 말 할 것도 없고, 많은 말 하지 않아도 만남이 편했던 것 같다. 글로 한 많은 말들로 어느 정도 서로를 알고 있어서일 수도 있고, 그분들의 성향 때문일 수도 있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때문일 수도 있었겠다.
두 분이 주로 쓰는 글의 성격은 달랐다. 한 분은 소설을, 한 분은 사회현상들에 대한 비평을 쓰셨다. 그럼에도 두 분 글에는 세상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 통찰이 칼날 같아서 그들의 글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다.
소설을 쓰시던 분은 송해 씨가 진행하던 ‘전국노래자랑’을 좋아하셨다. 웃고 떠들고 울고. 여러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사람 사는 세상 같다며 좋아하셨다. ‘자신에게 불리한 게 진실’이라는 말씀도 남겨주셨다. 그처럼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진실 여부를 물을 것도, 물어야 할 일도 없을 것 같다.
<글쓰기의 추억>이란 글을 쓰고 나서 나에게 글쓰기의 스승이자 벗이기도 했던 두 분이 떠올랐다. 소설로 등단을 하셨는지, 아직 미국에 계시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4개월에 가까워지고 있는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님들과 글로 만나면서 어떤 분 일지 궁금한, 조금씩 글에 대한 신뢰가 쌓이는 브런치 작가님들이 늘어가고 있기도 하다.
2023. 1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