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로사리오'에서
나 건강한 것 같은데
거무튀튀하니 살이 많이 빠진 얼굴. 그 때문에 걱정들을 하시나 보다. 건강 괜찮냐고. 살이 빠진 건 사실인데 건강에 문제 있는 것 같진 않다. 여기 오기 전 5년 가까이 거의 채식 위주였기 때문에 처음에 여기 왔을 때 닭과 돼지가 거의 빠지지 않는 식사, 많은 식사량 때문에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다.
여기 와서 5년간 못 먹었던 닭, 돼지, 소를 다 먹은 듯 하다. 근데 역시나 부담이라서 많은 양을 먹지 않는 데다가 주로 걸어 다니니 당연히 살이 빠질 수밖에 없겠다. 건강하다는 것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살은 빠졌어도 정신은 멀쩡한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채식을 지향하는 채식주의자다. 한국에서 3년간 고기, 생선,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소위 비건이었고 2년간은 생선과 유제품, 고기를 가끔씩 먹는 채식주의자였다. 그런데 모든 ‘-주의’가 그렇듯이 나는 내 방식대로 채식주의자였다. 계란도 안 먹던 채식 시절에 어느 식당에 갔는데 할머니께서 정성스럽게 계란 프라이를 해 주시는데 안 먹을 수가 없더라. 즈응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가끔씩 먹고 싶으면 고기도 먹고 생선도 먹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난 채식주의자라고 떠들고 다니지도 않았지만 내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채식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저녁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여행자들과 함께 요리를 해 먹지만 낮에는 길거리 음식이나 빵 등으로 해결하게 되는 그러니 살이 빠지는 건 당연하겠지.
근데 힘들 일이 하나도 없다. 여행 중이니까. 마음이 즐거우니까. 나 건강한 것 같은데?!:))
2013. 3. 1.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그곳 호스텔에서 만났던 브라질 친구 마뉴엘. 아르헨티나에 공부하러 와있다고 덩치만큼이나 넉넉했던
며칠 동안 같이 밥도 지어먹고 이야기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