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진 Aug 07. 2023

마뉴엘

2013년 '로사리오'에서

나 건강한 것 같은데


거무튀튀하니 살이 많이 빠진 얼굴. 그 때문에 걱정들을 하시나 보다. 건강 괜찮냐고. 살이 빠진 건 사실인데 건강에 문제 있는 것 같진 않다. 여기 오기 전 5년 가까이 거의 채식 위주였기 때문에 처음에 여기 왔을 때 닭과 돼지가 거의 빠지지 않는 식사, 많은 식사량 때문에 부담이 됐던 건 사실이다. 


여기 와서 5년간 못 먹었던 닭, 돼지, 소를 다 먹은 듯 하다. 근데 역시나 부담이라서 많은 양을 먹지 않는 데다가 주로 걸어 다니니 당연히 살이 빠질 수밖에 없겠다. 건강하다는 것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살은 빠졌어도 정신은 멀쩡한 것 같다. 


나는 아직도 채식을 지향하는 채식주의자다. 한국에서 3년간 고기, 생선,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소위 비건이었고 2년간은 생선과 유제품, 고기를 가끔씩 먹는 채식주의자였다. 그런데 모든 ‘-주의’가 그렇듯이 나는 내 방식대로 채식주의자였다. 계란도 안 먹던 채식 시절에 어느 식당에 갔는데 할머니께서 정성스럽게 계란 프라이를 해 주시는데 안 먹을 수가 없더라. 즈응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가끔씩 먹고 싶으면 고기도 먹고 생선도 먹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난 채식주의자라고 떠들고 다니지도 않았지만 내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채식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저녁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여행자들과 함께 요리를 해 먹지만 낮에는 길거리 음식이나 빵 등으로 해결하게 되는 그러니 살이 빠지는 건 당연하겠지.


근데 힘들 일이 하나도 없다. 여행 중이니까. 마음이 즐거우니까. 나 건강한 것 같은데?!:))



2013. 3. 1.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그곳 호스텔에서 만났던 브라질 친구 마뉴엘. 아르헨티나에 공부하러 와있다고 덩치만큼이나 넉넉했던

며칠 동안 같이 밥도 지어먹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추픽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