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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라엘라 Feb 06. 2020

ep13. 다이어트 시작할 때 꼭 사야 하는 두가지

개구리를 넣고 조금씩 온도를 높여 삶듯

하나씩 하나씩

나를 바꾸기로 했다.



먹고 싶은 것 먹되

절대 토하는 것만 안 하기로 했다.



음식엔 제한을 걸지 않았다.

토하지 않을 자신 있다면 양껏 먹기로 했다.


이걸 시작하는 데는 겨우 두 가지 도구만  필요했을 뿐이었다.




첫 번째 도구, 전신 거울



거울은 씻을 때나 볼 정도로 거울 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거울을 보면 못생기고 뚱뚱한 모습만 보게 되니 나도 모르게 피하고 있었나 보다. 내가 얼마나 몸이 상해가는지도 몰랐고,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지피지기이면 백전백승



나를 바꾸려면 내 몸을 들여다봐야 했다.

당장 마트에 가서 50달러짜리 전신 거울을 . 그리고 방문 옆에 두고 오가며 나를 보기 시작했다.



처음엔 허벅살, 뱃살이 거슬리기만 했다. 그런데 거슬린다는 느낌 자체로도 충분히 폭식을 중단할 수 있겠다 싶었다.

지금도 충분히 뚱뚱한데, 먹으면 더 살이 찔 것 아닌가!!


그렇게...

거울 앞에 보이는 현실을 마주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내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뜯어보기 시작했다.




입술은 파래서 아파 보였고,
머리끝은 갈라져서 풀어헤치면 산발이었고,
선크림을 잘 바르지 않아 반팔 경계선이 뚜렷했다.
바지 위로 허리 튜브는 흘러나오고 있었고,
허리는 굵은  통자였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무기력하고 멍해 보이고 자기 관리는 1도 없는 모습이었다.





날씬한 건 둘째 치더라도, 매력적인 모습이고 싶었다.

활기차고, 매력적이고 밝은 얼굴을 가지려면 무얼 해야 할까 생각하다, 스트레칭이 떠올랐다. 아침마다 스트레칭하는 사람들은 상쾌한 하루를 보낸다는 말을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1분 스트레칭부터 시작했다.





(스트레칭은 차츰 강도를 높여 요가, 맨몸 운동, 무게  운동, 헬스장 운동으로 발전이 되었다.)







두 번째 도구, 물


방에 음식물을 두었던 걸 부엌 찬장으로 옮겼다. 방에서 먹는 음식들은 언제든 맘만 먹으면 먹을 수 있기에, 먹는 걸 불편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에 있던 누텔라 잼, 빵, 쿠키, 크래커, 초콜릿을 빼고, 그 자리에 500ml짜리 생수를 채웠다. 초콜릿을 먹는 만큼 물만 잘 챙겨 먹어도 건강해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집에 정수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게 귀찮아서 늘 물 먹는 걸 포기했었다. 귀차니즘이 만든 몸이란 걸 알기에, 손에 닿는 거리에 물을 두는 건 의미 있는 변화였다.


 실제로 물 섭취량이 눈에 띄게 달라졌는데, 정수기로는 하루에 물을 한두 잔 밖에 마시지 않던 내가 생수를 사 온 뒤로는 세 병 (1.5L)는 거뜬히 마셨다.


입가심으로 물을 마시기에도 좋았다. 배는 부른데 입은 궁금할 때 물을 마시면 배가 정말 빵빵해져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탄산수를 마시면 청량감에 포만감이 배가 되어 기분 좋은 배부름을 느낄 수 있었다.


덕분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마저 기분 좋은 신호로 느껴졌다.






다이내믹한 변화가 보인 건 아니었지만,

토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지키고 있다는 자체로

나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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