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일기예보를 수시로 들여다본다. 예보대로 비가 오는 건지 하늘도 무시로 올려다본다. 베란다 건조대에 널려 있는 빨래가 얼마나 말랐나 만져 보고 빨래 바구니가 얼마나 들어차 있나도 본다.
지난주에는 빨래 바구니 두 개가 가득 차는데 비는 그칠 기미가 안 보여서 단지 비만 안 내리던 어느 날 에라 모르겠다 하고 세탁기를 돌렸다. 볕은 없지만 바람이 조금 부니 그 바람에라도 마르면 일부는 구제가 되겠지 싶었다. 그 결과는? 건조대에 걸려 있는 눅눅하고 축축한 그 모든 걸 다 쓸어 카트에 담고 빨래방에 가서 다시 빨고 건조까지 시켜서 왔다. 집에 오니 밤 12시였나 그랬다.
장마철마다 건조기가 참 갖고 싶은데 빨래방이라는 대안이 있으니 올해도 이렇게 참고 넘어간다. 건조기라는 물건이 있다는 정보를 알던 시절에는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주변에서 하나 둘 건조기를 사용하며 편리하다는 말을 들으니 갑자기 나의 생활이 불편하게, 특히 이런 장마철에는 매우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다.
이런, 글의 시작은 장마철이고 사실 빨래방에서 빨래가 다 되는 동안 핸드폰도 보고 옆에 편의점 가서 맥주도 하나 사서 홀짝거려서 나름 재미가 있었다는 내용을 넣으려고 했는데 글의 끝은 견물생심이다. 하나로 이어지는 기승전결이 이리도 어렵다.
그래도 오늘은 괜찮다. 어제 왕창 빨래를 했는데 다 말랐다. 아이들이 날마다 입은 옷들, 사용한 수건이며 내 옷 남편 옷 등은 오늘부터 나와도 빨래 바구니 두 개가 꽉 차려면 며칠은 걸릴 것이다. 그러니 당분간은 비가 와도 무방하고(순전히 빨래에 관련해서) 맑아도 상관없고 빨래를 할 시점에도 역시 비가 온들 맑은들 순전히 빨래에 관련해서는 괜찮다. 덥고 꿉꿉한 건 별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