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36일 여행기
22.09.17
Bari, Lecce
아침 - Pierre Cafe'
점심 - Al fanfulla
카페 - Natale Pasticceria
저녁 - La Tana del Polpo
숙소 - airbnb (https://www.airbnb.co.kr/rooms/13490759)
예약한 기차 시간보다 일찍 역에 도착해 근처 카페에서 이탈리아 사람처럼 아침으로 크루와상에 카푸치노를 먹었다. 카페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10분 정도로 길지 않았지만, 보통 앉을 자리가 많지 않은 다른 카페와 달리 푹신해 보이는 소파와 큰 테이블이 있어 먹고 가기로 했다. 굳이 바에서 서서 먹는 현지인을 보고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잠깐 앉았있었다고 거의 카푸치노 한 잔만큼의 테이블 차지 비용을 내야 했다.
Lecce는 바리에서 기차를 타고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데, 대부분 볼거리가 올드타운에 모여 있어 당일치기로 구경하기에 좋았다. 올드타운에 있는 대부분의 성당은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갔던 이탈리아 남부의 성당들은 북부에 비해 얌전한 느낌이었는데, 레체의 건물들은 바로크 양식이다 보니 겉에서부터 화려했다. 레체를 이탈리아 남부의 피렌체라고 하던데 솔직히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로마나 피렌체의 성당과는 또 다른 느낌이긴 했다.
이탈리아 관광지치고는 여행객들이 많이 있는 편이 아니었지만 점심 식사를 하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개인적으로 내가 까다롭게 음식점을 고르기도 하지만 유난히 단체 여행객들이 많아서 그랬던 거 같다. 가는 곳마다 예약이 꽉 차있었다. 결국 음식점을 찾느라 지친 나머지 걷다 보인 샌드위치 집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바리에 다시 돌아오니 저녁이 되었다. 내일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시칠리아로 넘어가야 해서 이만 숙소에서 쉴까 했지만 바리에서 유명한 문어 요리를 안 먹고 떠나기엔 아쉬웠다. 운이 좋게도 어쩌면 바리에서 가장 유명한 문어 음식점에 자리가 있어 먹을 수 있었다. 다른 요리보다도 문어 구이가 정말 맛있었다. 조금 더 익히면 질긴 문어가 이렇게 부드러울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너무 맛있어 계산하면서 문어 요리 비법을 물어보기까지 했다.
올드타운에는 토요일 밤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았는데, 지금이 선거 기간인지 중심 광장에서 정치인이 연설을 한창하고 있었다. 오래전 정치의 중심지였을 올드 광장이 오늘날에도 비슷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게 왠지 신기했다. 마치 이곳이 공간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이어져있는 느낌이었달까.
글을 쓰고 보니 분명히 레체를 다녀 왔다는 게 큰 주제인데 대부분이 먹는 내용이다. 나는 어쩔 수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