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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1. 먹고 산책하는 게 여행이지 뭐

이탈리아 36일 여행기

by 하도

22.09.16

점심 - Il Mare in Piazza

카페 - Pasticceria Eugenio Perulli

숙소 - airbnb (https://www.airbnb.co.kr/rooms/13490759)


원래 오늘은 일찍부터 이탈리아 남부의 피렌체라 불리는 Lecce에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제 생각지 못했던 공연을 보느라 늦게 자기도 했고, 여행을 시작한 지 10일 정도 되니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 오늘은 그냥 쉬기로 했다. 원래 같으면 알람을 끄며 하루를 시작했겠지만 오늘은 느긋하게 일어나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배가 고파지자 대충 옷을 걸치고 첫날 방문했던 생선 가게에 갔다. 주말 아침에는 스시를 만든다고 해서 기대를 가득하고 간 건데 하필 그날은 오후에나 만들 거라고 했다. 그래도 스시 대신 크림치즈 연어 말이와 생참치, 오징어, 새우를 샀다. 워낙 해산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 맛있었지만 크림치즈 연어 말이는 최고였다. 먹고 있는데도 또 먹고 싶은 그런 맛이었달까.


너무나 맛있었던 크림치즈 연어 말이


숙소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있으니 호스트가 주말을 맞아 근처 도시에 살고 있는 친구를 보러 간다며 잘 지내다 가라고, 체크아웃 하기 전까지 아마 안 돌아올 거라고 했다.




이탈리아 편 마스터 셰프를 보았는데, 두 팀으로 나눠서 보이 스카우트에게 요리를 해주고 평가를 받는 내용이었다. 이탈리아어를 하나도 모르지만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저녁 즈음이 되니 그래도 여행인데 숙소에만 있었다는 생각에 산책을 나갔다. 근처에 파리에서 공부한 파티시에가 하는 빵집이 있어 케이크를 몇 개 샀다. 저녁이 되니 대부분 케이크가 다 팔려있는 거로 보아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은 곳이었던 거 같다. 작은 케이크가 비싸야 2유로였는데 한국에서는 5000원 이상을 주어도 기분 좋게 먹었을 만큼 맛있었다.


하루 종일 먹은 거 같지만 숙소에 돌아와서 또 저녁을 먹었다. 이제 바리를 떠나면 부엌이 있는 숙소는 한동안 못 갈 거 같아 그동안 가지고 다니던 먹을거리를 처리하기로 했다. 해산물 샐러드, 햄 샐러드, 수프 그리고 토마토 달걀 볶음까지!


오늘 일정이라고는 먹고 잠깐의 산책을 갔다 온 거뿐이었지만 앞으로 여행을 더 잘하기 위해 잠시 쉬어가는 날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10년 전 처음 유럽을 왔을 때처럼 돌아다닐 수는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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