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일보다 더 나를 성가시게 하는 건 하루에도 몇 번씩, 모스부호처럼 짧고 강렬하게 내 신경을 건드리는 ‘예의 없음’에 관한 것이다. 수직적이어야 할 것과 수평적이어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은 센스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 지속적으로 몰상식한 행동을 보이면, 이것은 능동적인 나쁜 짓이거나 정말 ‘못 배워먹은’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인지하지 못했을 때는 단순한 에피소드로 넘어가고 하루하루 결산할 수 있는 문제였는데, 개인의 품성과 태도의 문제로 생각하게 되니 하루하루의 사건들이 내러티브가 되어 내가 보는 그 사람의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수준이라는 것은 당연히, 자신에 대한 불편한 마음과 상황을 들었을 때 얼마나 수용적인가 와 그 결과 얼마나 행동의 변화를 보이느냐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수준이란 높낮이에 분명한 가치가 부여되므로 어쩌면 적절치 않은 말일 수도 있겠다. 누가 누구보다 우월한지를 따지고 싶은 게 아니라 각자의 기준이 너무 다른 레벨에 있어서 맞추기 어려운 게 핵심이니까. 그러나 내가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의 경험으로 확실히 깨달은 것은, 인생의 괴로움과 그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줄이려면 서로가 너무 다른 곳에 서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 무리해서 맞추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그저 ‘나를 꾸준히 괴롭히는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는’ 나의 오랜 방식 그대로, 어떠한 개선이나 교정이나 향상이나 배움의 기회도 그에게 제공하지 않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황에 대해서만 적시에 피드백 주면 될 일이다.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사람은 간단해지는 게 원래 가장 어려운 법이니까 그는 앞으로도 종종 나의 평정심을 깨버리겠지. 그때마다 이 글을 꺼내어 다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