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담쟁이 Dec 23. 2019

여의도는 늘 회색

연중 무미건조한 여의도마저 성탄과 연말의 분위기로 한껏 들뜬 이때, 내가 매일 출퇴근하는 길에서 땅으로 꺼져 숨졌다는 50대 공사장 인부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휴가 빼면 연말까지 꼭 나흘 남은 출근일과 그 기한 안에 해내야 하는 일을 꼽아가며 어제 사람이 죽었다는 길 위를 밟고 지나갔다. 슬프지 못해 죄스러운 발걸음이다. 성탄의 기쁨도, 아름다운 장식도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다. 불빛은 반짝여도 여의도는 늘 회색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열심히 못하지 말고 대충 잘하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