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혼술, 혼영... 따위가 신조어로 등장하며 무언가 혼자 하는 것이 트렌드처럼 번지는 요즘의 세태에서 혼자가 되는 것은 자존감이 높고 독립적인 사람의 표식이 된 것만 같다. 그러나 매체들마다 쏟아내는 '남들 이목에 신경 쓰지 마' 혹은 '혼자 하는 게 뭐 어때서'라는 메시지가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오랫동안 조용히 혼자의 일상을 가져왔던 사람의 평범함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가지지 못한 것일수록 강하게 열망하게 되듯이, 우리 사회에서 남의 눈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 많은 경우 노력하고 극복하고 요란하게 이를 위해 '싸워야'하는 문제일 테고, 나홀로족에게 평범함을 부여하고자 하는 그러한 모든 시도는 역설적으로 홀로 됨에 지나친 주목을 불러일으킨다.
난 십 년 전에도 때때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여행을 갔지만, 그게 처량하다거나 반대로 대단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요 근래만큼 그 '행위'들이 비평범의 영역에서 둥둥 떠다니는 걸 본 적도 없다.
그냥 다 똑같이 밥을 먹는 거다. 1명 하고 먹는 것과 2명 하고 먹는 것은 성향 차라기보다는 상황의 차이라고 여기는 게 당연한데 왜 0명 하고 먹는 건 심리를 분석하고 우열을 가르고 사회현상까지 가야 하는 건지. 밥 먹다가 논문 쓸 판.
내 눈에는 그저, 홀로가 되는 것을 자조하는 유쾌함도, 자신의 홀로 됨을 은근한 자부심으로 표현하는 자신감도 그저 부자연스럽게만 보인다. 자신의 자존감이 높다는 걸 애써 증명하고 인정받고자 몸부림치는 것이야 말로 낮은 자존감의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닌가. 왜 이런 이상한 사회가 된 거지. 10년 전 보다 훨씬 이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