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공항
장거리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경이에서 여행의 시작인 공항과 주요 이동 수단인 비행기를 빼놓을 수 없다. 비행기가 덩치가 크니, 공항은 덩달아 커질 수 밖에. 게다가 쉴 새 없이 도착하고 떠나는 큰 비행기에서 내리고 타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머무는 장소이니 규모의 장대함은 피할 수가 없다. 현대 숭고미의 대표적인 아이콘은 비교적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공항과 비행기가 아닐까 싶다.
지난 여름, 집 근처에서 출발하는 공항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에 갔다. 공항의 활기를 느끼고 싶어서였다.
집에서 우울할 때면 기차나 공항 버스를 타고 히스로 공항으로 가, 2번 터미널에 있는 전망대나 북족 활주로 변에 있는 르네상스 호텔의 꼭대기 층에서 비행기가 끊임없이 뜨고 내리는 것을 보며 마음을 달래곤 했다.
<악의 꽃 Fleur du Mal>의 재판 여파 속에서 애인 잔 뒤발과도 헤어져서 어려웠던 해인 1859년에 보들레르는 융플뢰르로 어머니를 찾아갔다. 그는 그곳에 두 달간 머물면서 부듯가 의자에 앉아 배가 정박하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잔잔한 물 위에 눈에 보이지 않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맴돌고 있는) 저 크고 아름다운 배들, 꿈꾸는 듯 한가해 보이는 저 단단한 배들, 저들은 우리에게 소리 없는 언어로 속삭이는 것 같지 않은가? 너희는 언제 행복을 향해 돛을 올릴 것이냐?"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The Art of Travel > 54p.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여행은 일상과는 다른 시간과 공간으로 들어가게 해준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새로움만큼이나 이동이 많으니 상념도 많다. 해외여행이라면 광활한 지역으로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공항이나 비행기만으로도 큰 스케일이 주는 감흥 또한 느낄 수 있다. 커다란 광경은 시야를 터준다. 중국과 같이 큰 나라나 지역을 생각해봐도 큰 광경이 주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다. 대륙 스타일이라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이 중국에 있다. 호연지기. 큰 광경이 주는 영향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린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나간다.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The Art of Travel >, 정영목 옮김, 이레 85 p.
인천국제공항도 인천대교도 바다 위에 있는 해상 공항, 해상 고속도로이자 해상 다리이다. 바다 위를 차를 타고 가서, 바다 위에서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너 해외로 가는 것이다.
현대 테크놀로지의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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