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도

공동체 구성원들, 서로에게 보내는 신뢰

by 해달 haedal




오전 산책 후

체크아웃 준비를 마치고

이후의 도쿄 여행에 동행해주기로 한 후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에는

도쿄 근교의 유명한 온천 휴양지로 기차를 타고 가서

일본 전통 여관에서 묵을 예정이었다.





후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1층 호텔 로비로 내려갔다.


작은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청소하시는 분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스미마생 すみません"


이라고 한다.

그분은 자신이 맡은 일을 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승객들과 마주친 것인데 미안할게 뭐가 있나 싶었다.


우리말로는 '실례합니다' 정도의 표현일 텐데

일상 다반사로 쓰이는 관용적인 말에 '미안하다, 죄송하다'라는 의미의 표현을 쓴다.


폐 끼치지 않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일상어에서도, 매너에서도 알 수 있다.






낡았지만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 호텔에서

80년대 전후의 실내장식 분위기가 느껴졌다.



K의 대학 후배 C는 일본에서 유학 중인 국문학 연구자.

능숙한 일어로 호텔 체크아웃을 도와주었다.


늦지 않게 이곳으로 오느라 C는 식사 전,

K가 로비에서 커피와 허니 브래드 식의 토스트를 주문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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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 보여서 조금 달라고 해서 맛보았다.


' 식빵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구나...'


K가 말하길

일본의 제과제빵 기술이 뛰어나다고.

프랑스에 뒤지지 않는다고.



지도에서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하고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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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버스





택시 등의 형태가 다양하다

택시 색깔 또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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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마니아들의 나라 일본.

오래전 <은하철도 999>라는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었고

지금도 철도역과 기차에 관련된 TV 프로그램이 방영될 정도.


철도는 일본 근대의 상징

일본인의 철도 사랑은

역사적 무게로 더 깊어진 걸까.


일본의 전철역과 기차역, 플랫폼 등은

서울에 온 듯한 착시를 일으킬 정도로 비슷했다.


물론 낯선 것도 있었다.

열차 마지막 칸 한쪽 벽이 창으로 시원하게 마감되어 신선했다.


부모 동반 없이 아이가 열차 탄걸 거의 보지 못한 나로선

혼자 열차 타고 가는 아이를 보는 것 또한 낯설었다.


최근 인터넷에서 일본에 관한 기사 하나를 읽었는데

일본인들은 공동체가 자신의 아이를 돌봐줄 것이라는 믿음을 공유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회 구성원들 서로를 믿고 아이가 어려서부터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래전 낯설게 느껴졌던 이 풍경,

최근에야 그 배경을 알게 되었다.



생각나는 한 장면 :


E가 마중 나와 주었던 나리타 공항에서 열차를 타고 숙소로 이동할 때였다.

어느 역에서 휠체어를 탄 승객이 내리게 되었다.


열차 문이 열리자

단정하게 유니폼을 입은 승무원이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서는

받침 장치 같은 것을 작동시켰다.


서두르는 기색도 성가신 기색도 없었다.

밝고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러나 주의 깊게

휠체어가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승무원은 그 승객이 안전하게 플랫폼에 내린 것을 확인하고는

열차와 플랫폼의 바닥을 이어주던 장치를 처음 상태로 돌려놓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문이 닫히고 열차는 출발했다.




일본의 문화와 관련된 귀여운 에피소드 하나 :


한여름, 일본 도심 한가운데에서

예의 바른 일본인 두 사람이 마주쳤다.


두 사람은 상대를 향해 정중하게 머리 숙여 인사했다.


그중 한 사람이 고개를 들어 보니 상대가 여전히 숙이고 있었다.

당황하여 그는 황급히 머리를 숙였다.


이번에는 마주편 사람이 이제쯤이면 되겠지 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상대가 여전히 머리를 숙이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또한 황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 자세를 취하였다.


이렇게 두 사람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다

유난히 뜨거웠던 그 해 여름,

일사병에 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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