さようなら, とうきょう. Farewell, Tokyo.
일본 열차에서 보았던 역무원들의 친절함과 안전 의식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공유하는 높은 시민 의식,
무엇을 만들든 미적 감각을 잃지 않고 섬세하게 만들어내고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신경을 쓰는 사람들.
오래되어 낡은 건물이나 장소도
정갈하게 유지해서
두고두고 잘 쓰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도쿄.
도쿄에서 보낸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의 3박 4일은
일본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심어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그런 도쿄의 도심에서
최근 세슘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본의 고급스러운 문화를 보여주었던 신주쿠 일본 식당 건너편에 있는 도쿄 도청은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200여 km 거리에 있다고 한다.
부산, 경주는
월성 고리 원자력 단지 반경 30 km 거리에 있다고 한다.
국제환경단체 Green peace의 세계 각국의 활동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높은 광안대교에 올라가 원전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친 이유이다.
자신의 조국이 아닌
타국에 와서까지 위험을 무릅쓰는 그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태 보도를 접하고
재난 자체뿐만 아니라
지진이 잠재되어 있는 나라에서
원전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나는 무척 놀랐다.
더욱이 원폭의 트라우마가 있는 곳이 아닌가...
독일, 스웨덴 등 선진 유럽 국가들에서
원전 영구중단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날이 일본에도 한국에도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 E는
일본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학, 문화를
능숙한 경상도 억양으로 강의하며
일본을 좋아하는 한국인 아내 그리고 자녀와 함께
동경에서 살고 있다.
동경에 삶의 터전을 가지고 살아왔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도쿄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기원한다.
2003년 1월 말 경 어느 월요일,
비 오는 저녁 도쿄 신주쿠의 모습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전,
12년 전의 아름다운 도쿄와 아타미를 추억하며
동경 사진 산문집을 끝맺는다.
나리타 공항에 발을 내딛으며 느꼈던
'깨끗함'과 '조용함'의 첫 인상은
동경 여행 내내 지속되었다.
안녕, 도쿄.
さようなら, とうきょう.
도쿄 에필로그
도쿄 마지막 글에 사용한 이 사진은
도쿄 인상 스케치 중
K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일본어도 못하고, 지리 지식도 위치 감각도 없는 나는
K 덕분에 전적으로 이국에서의 감흥과 사진에 몰입할 수 있었다.
도쿄의 이 사진들은 K 덕분이다.
K는 친구 선후배가 여럿.
첫날, 다바타 역 근처 호텔은 한국에서 일본어를 잘 하는 후배 S가 전화로 예약을 해 주었고 일본인 친구 E가 동행해주었다.
둘째 날, 아타미 료칸은 일본에서 유학 중인 후배 C가 동행하여 문제없었고
셋째 날, 신주쿠 비즈니스 호텔은 학회 참석차 일본 방문 중이었던 친구 J가 숙박 관련해 도움을 주었다.
후배와 친구가 있으면
일본어, 중국어를 못해도 그 지역 자유여행이 가능하다.
꽃보다 사람.
단, 평소 술값, 밥값은 좀 든다.
K의 친구 E는 한국어로 쓰인 서적을 구하러 가끔 한국에 오는데
비교적 최근에는 대전에서 칼국수와 파김치를 맛있게 먹고 갔다.
"진짜 맛있다"(경상도 억양으로)를 연발하면서...
한 일본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일본 학생들의 억양을 들으면
경상도 분들은 매우 푸근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