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을 파느냐, 신뢰를 설계하느냐-B2C/B2B마케팅비

18화 - 군고구마

by 해담
외부 평가 대신 나다움을 선택하기까지,
고민 많은 9년 차 마케터의 솔직한 회고.

여전히 일은 어렵고 매 순간 헷갈립니다.
정답은 없으니 그저 기록합니다.

고구마는 비교와 불안 속에서 자라나
나다움과 온기로 천천히 익어가는 중입니다.

오늘도 나답게 살고 싶은 당신에게 전합니다.
"그러니, 고구마 사세요"



B2B와 B2C 마케팅의 차이를 간단하게 말하면 개인의 순간과 조직의 합의다. 같은 마케팅이라도 접근 방식과 구조가 달라지는 이유다.



B2C는 대체로 구매자와 사용자가 같은 경우가 많다. 감정과 취향, 즉시성, 가격 민감도 같은 변수가 강하게 작동한다. 메시지는 직관적이어야 하고, 전환 경로는 짧아야 한다. 유저의 모든 접점에서 구구절절한 설명보다는 액션 해야 하는 이유가 3초 안에 각인되어야 한다. 유저의 문제와 제품이 가진 소구점을 긴밀하게 연결하여 설득해야 한다.


퍼널 간 메시지 일관성도 중하다. 광고에서 던진 문구가 랜딩과 결제까지 끊기지 않게 만드는 것. 예를 들어 “오늘만 30%”를 광고에서 말했으면 랜딩에서도 그 혜택이 바로 보이고, 결제 단계에서도 다시 확인돼야 한다. 다만 같은 서비스 내에서라도 최종 결정까지 가로막는 허들이 있다. 버튼 한 번, 인증 한 번, 배송비 한 줄이 전환을 흔든다. 그래서 B2C 최적화는 심리보다 UX가 더 빠르게 먹히는 때가 많다.



반면 B2B는 구매자와 사용자가 분리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결정을 내리는 사람, 쓰는 사람, 비용을 승인하는 사람이 다르다. 마케팅은 한 명을 설득하는 게임이 아니라, 지금 커뮤니이션하고 있는 담당자 외에도 보이지 않는 여러 이해관계자를 동시에 설득해야 한다. 여기서 구조가 바뀐다. B2C가 ‘전환 퍼널’이라면 B2B는 ‘리드 퍼널 + 세일즈 퍼널’이 겹쳐진 형태다.


사실 B2B는 유입이 시작이다. 리드는 들어왔는데 계약이 안 되는 이유가 생기고, 계약이 늦어지는 이유도 생긴다. 그래서 B2B에서 중요한 건 광고 카피보다 “리드 이후의 흐름”이다. 리드를 받자마자 어떤 정보가 제공되고, 어떤 콘텐츠로 신뢰를 쌓고, 어떤 기준에서 MQL/SQL을 나누고, 영업과 어떻게 핸드오프 하는지가 성과를 좌우한다.


실무적으로 보면 B2C는 “크리에이티브–랜딩–전환”이 핵심 삼각형이고, B2B는 “타깃 정의–신뢰 자산–핸드오프”가 핵심 삼각형이다. B2B는 특히 신뢰 자산이 없으면 퍼포먼스가 잘 안 나온다. 웹사이트에 케이스 스터디가 없거나, 가격·도입 과정이 불투명하거나, 레퍼런스가 약하면 클릭은 나오는데 리드 품질이 낮아진다. 반대로 신뢰 자산이 쌓이면 같은 CPC로도 훨씬 높은 SQL이 나온다. B2B 마케터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역량보다는 세일즈가 팔기 쉽게 ‘근거’를 쌓는 사람에 가깝다.



적용 가능한 전략을 조금 자세하게 비교해 보자.

B2C는 실험 단위를 작게 가져가면 이긴다. 소재 3종, 훅 2종, 랜딩 2종 같은 조합으로 빠르게 학습한다. 반대로 B2B는 실험 단위를 ‘메시지’보다 ‘세그먼트’로 잡는 게 효율적이다. 같은 솔루션이라도 산업군, 직무, 회사 규모에 따라 불편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를 먼저 쪼개야 한다.


B2C의 KPI는 전환과 리텐션 같은 숫자 중심으로 명확하게 잡히는 편이고, B2B의 KPI는 단계형으로 보는 게 안전하다. MQL→SQL→미팅→파이프라인→매출로 이어지는 전환율을 한 줄로 보고, 어디에서 새는지 찾는다.


마지막으로, 둘의 메시지 톤은 다르게 세팅하는 게 좋다. B2C는 ‘나에게 좋은가’를 즉시 느끼게 하는 언어가 먹힌다. B2B는 ‘우리 조직에서 문제없나’를 중심으로 리스크를 줄이는 방식의 감정을 다뤄야 한다. “도입이 쉽다”, “운영 부담이 줄어든다”, “레퍼런스가 있다” 같은 문장이 결국 사람을 안심시키고, 그 안심이 합의를 만든다.


같은 마케팅이라도 다른 게임판이다. 하지만 잊지 말자.


결국 둘 다 ‘결정’을 더 쉽게 만드는
기술이라는 것을


오늘의 데이터.
나는 어떠한 전략을 수립하는 플레이어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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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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