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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선행 과목

자존감의 원천

by 해든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미성년 아이의 육아가 크게 나뉜다.

초등학교 입학 전 7년은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는 대부분의 것들이 형성되는 시기이고

엄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어나서 24시간 함께 있다가 혼자 걷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독립을 위한 준비를 천천히 하고 그때 바로 옆에서 아이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일단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기차에 올라타듯 학교의 일정에 따라 12년이 지나간다.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고 아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그래서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가장 긴장됐었던 것 같다.

(첫 등교에 교문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눈물이 찔끔 나왔던 건 안 비밀...)

입학 전에 기본적인 생활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유치원과 학교는 완전히 다르다.

유치원은 보육과 교육을 함께 담당하지만 초등학교는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유치원은 선생님과 상시 소통하고 출결도 자유로웠지만

초등학교부터는 그렇지 않다.

유치원은 마음에 안 들면 그만두고 옮길 수 있지만

초등학교는 주소지에 따라서 배정이 되고 길게는 12년을 볼 친구들을 처음 만나는 시기이다.

첫인상과 그 집단내에서 아이의 자리를 시작부터 잘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입학 전에 미리 대비하지 않고 덜컥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무엇보다 아이가 힘들다.

어떤 친구는 입학 전까지 대변을 혼자 처리해 본 적이 없어서

엉덩이에 휴지를 잔뜩 끼우고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 화장실에서 아이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혹시 냄새가 나거나 걸음걸이를 보고 친구들이 알아차렸다면 아이는 크게 상처받았을 것이다.

급식시간에 모두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데 혼자 포크를 달라고 해야 한다면?

우유를 마시는데 매번 열다가 쏟는다면?

가위질을 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모둠활동에서 혼자서만 제대로 못한다면?

유인물이나 준비물을 안 챙겨서 선생님께 계속 지적받는다면?

이 밖에도 지퍼 여닫기, 신발끈 묶기, 옷매무새 정리 등등.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집단생활에서 아이의 자신감과도 직결된다.

작업수행능력이 높은 아이일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리더가 될 수 있다.

이런 태도가 12년간 학교생활에서 아이의 적극성을 형성하는 첫걸음이다.

아이를 빠르게 독립시켜 주는 선행은 많이 할수록 좋다.

어떤 일을 누구보다 빨리 유능하게 해냈을 때 아이들이 느끼는 자기 효능감이 결국 자존감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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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은 누군가가 끊임없이 칭찬을 해서, 혼내지 않아서, 존댓말로 대화를 해서 올라라는 것이 아니다.

자존감은 외부에서 불어넣어 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이 헤매는데 혼자서 척척 무언가를 할 때,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는데 그걸 스스로 해결했을 때

"나 쫌 대단한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이다.

정말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늘려주자.

확연히 차이가 나기 시작하는 첫 시점이 초등학교 1학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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