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잘하는데 더더더 열심히 할 수 있지??
20대에 "고통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었다.
사람이 인생에서 겪는 고통의 양이 일정하다는 철학적 개념이다.
고통이 사람마다 크고 작을 수 있고 특정 시기에 집중될 수 있지만,
결국 각 개인이 감당해야 할 고통의 총량은 같다는 말이다.
힘든 일이 연속될 때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육아를 하는 엄마들 모임에서는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했다.
아이마다 시기와 내용이 다를 뿐 속 썩이는 건 다 똑같다는 말이다.
잠을 안 자는 아이, 먹지 않는 아이, 순하다가 사춘기를 세게 겪는 아이,
잔병치레를 많이 하는 아이 등등...
아이들은 절대로 우아하게 크지 않는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그 이상의 충격을 준다.
최근에 누군가는 "합격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했다.
사람이 살면서 합격을 하는 것도 그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어릴 때 합격을 이미 많이 써버리면 정말 중요한 순간에 미끄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합격이라는 게 총량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이 말의 뜻은 깊이 공감한다.
초등학교부터 좋다는 모든 것을 하면서 지나갈 수 없다.
수학 경시대회, 영어 토론대회, 발명대회에서 수상하고
수•과학 영재원에 합격하고 영어는 초등학교에 완성하면서
수학은 초등학교에 고등진도까지 끝나서 중학교부터는 다지기를 하고
스포츠 한 가지와 악기 하나를 마스터하고 컴퓨터와 한자 자격증을 따고
학생회장을 하고 등등등.
이걸 한 사람이 다 할 수는 없다.
진부하지만 인생은 마라톤이다.
대학입시가 최종 목표가 아니고 오랜 기간 공부하고 발전해야 한다.
인간이 평생 써야 하는 에너지를 젊을 때 다 소진해 버리면
정작 직업을 갖고 의욕적으로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시점에 무기력해질 수 있다.
좁게 보면 대학 입시까지의 공부도 마라톤이다.
초등학교까지의 10년 정도는 전반부이고
사실 가장 중요한 시기는 후반부의 중•고등학교 시절이다.
사람의 에너지가 무한하지 않으므로 학습에 있어서도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습에 있어서 에너지 사용 강도는 점점 세져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최대의 출력을 사용해야 한다.
합격총랑의 법칙은 학습에 있어서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첫 번째는 "선택과 집중"이다.
성장과정에서 좋아 보이는 것을 모두 하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가지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그 기준은 학교다.
최종적으로 고등학교 내신으로 대학을 가기 때문에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런 태도는 갑자기 고등학교에서 길러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시작부터 학교가 아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중심이 되어야만 한다.
학교 생활에 방해가 되는 것은 제거하고 학교 생활을 잘하는 범위 내에서 그 외의 활동들을 해야 한다.
아직 어려서 표현을 못할 뿐이지 아이들도 쉼 없이 달릴 수는 없다.
꼭 하지 않아도 되는 활동을 하느라 아이들이 지쳐서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한다면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겸손과 최선"이다.
인생의 세 가지 불행으로 "소년등과", "중년상처", "말년빈곤"을 든다.
"소년등과"는 어린 나이에 과거 시험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겉으로는 성공처럼 보이지만, 너무 이른 성공이 자만과 나태를 초래할 수 있고,
결국 더 큰 발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릴 때 여러 대회에서 수상하고 많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면
자칫 학교 수업시간을 소홀히 보낼 수 있다.
경시대회 수상까지 가지 않더라도 선행으로 이미 공부를 많이 한 친구는 학교 수업시간이 시시할 수 있다.
아이가 만약 초등학교 6학년 수학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고등학교 풀이를 얘기한다면 겸손하지 못한 것이다. 겸손하지 않다면 최선을 다할 수 없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고 나는 놈 위에 절실한 놈이 있다.
살면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간절함과 절실함을 가졌을 때 가장 강해진다.
간절함이 내 안의 잠재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이런 간절함은 겸손할 때 나오고 내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최선을 다하게 된다.
이런 태도가 결국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시험이 시작되는 1초 전까지 한글자라도 더 보려는 노력이 쌓여서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물에게 있어서 평생 뛸 수 있는 심장박동의 양이 정해져 있다고 한다.
심박수가 빠른 동물일수록 수명이 짧은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쥐의 심박수는 평균적으로 분당 300~600회로 빠르고 수명은 약 2~3년 정도로 짧다.
반면 거북이는 심박수가 분당 약 6~10회로 매우 느리고, 일부 종은 100년 이상 살기도 한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어린 나이에 모두 소진해버리지 않게
부모가 옆에서 속도를 조절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빠른 성공이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늘 기억하고
아이가 가는 방향을 따라가면서 도와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