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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천 작가가 말하는 웹소설작가 되는 법 (데뷔 방법)

지금 데뷔하기 힘든 거 맞다.

요즘 들어서 신인이 웹소설 작가로 데뷔하기가 참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찰하는 글이다.


지식인에서 누군가가 '웹소설 작가가 되려면 대학에서 웹소설 전공하면 되나요?'라고 질문했다. 원래라면 '필요하지 않다'라고 대답했겠지만, 최근 생각이 좀 달라졌다.


2022년 말, 처음 소규모 온라인 수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나 때와 달리 지금은 신인이 데뷔하기 좀 힘들구나'라고 생각했다. 기성 작가들도 고된 시기였으니까. 그런데 시장이 나아질 기미는 없이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다. 오늘날 신인은 정말로 데뷔하기 힘들다는 감상평이다.


내가 미는 캐치 프라이즈가 있었다. 웹소설은 누구한테 돈 주고 배울 필요 없다!라고. 현업 웹소설 작가들 99%가 그런 거 없이 혼자 데뷔한 사람이다. 이상한 학원에 사기당하지 말고 그냥 혼자 쓰라고 빌 듯이 말하고 다녔다. 그런데도 배움을 포기 못하는, 사기당한 지망생들 하나둘 앉혀놓고 설교하다가 보니 이런 소규모 강의도 벌써 2년 가까이 되어 간다. 그 사이 신인 판도 달라졌다.


2017년, 내가 데뷔할 때만 해도 웹소설 시장은 열린 문이었다. 출판사들이 기성과 계약하고 싶어도, 당시 기성은 수요보다 매우 부족했으니 신인을 마구 주웠다.



내가 수업하는 자료 중에 하나인데, 웹소설을 짧은 역사로 생각하지 말라는 페이지다. 웹+소설이라는 단어가 신조어일 뿐 그 역사는 대여점 시절부터 이어져 왔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당시의 작가들이 온전히 웹소설 판으로 넘어오진 않았기 때문에 기성의 수가 매우 적었다.


반면 오늘날은 기성도 넘치고 신인도 넘친다. 출판사들은 기성과 계약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신인에게 손을 뻗치지 않는다.


요런 느낌이랄까.


심지어 폭발적인 시장 성장이 저지되면서 출판사의 부담이 커졌다. 한때 선인세를 몇천 만원씩 주다가 회수가 안 되니 더더욱 안전한 길만 바라는 상황이다. 어떤 출판사들은 선인세를 회수하려다가 작가들에게 대판 욕먹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수강생과 시작할 때 상대의 목표 장르를 잡고 간다. 이제는 워낙 데뷔 통로가 좁다 보니, 장르마다 데뷔하는 방법이 어느 정도 정해졌고, 난 그중에서도 '잘' 데뷔하기 위하여 수강생에게 목적지까지의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목표를 잡을 때 이 화면을 켜놓고 대화하는데…… 비슷한 맥락이 하단의 링크 2개에 있다.


https://brunch.co.kr/@haeinwriting/5

https://brunch.co.kr/@haeinwriting/6


이렇게 잘 가르쳐 보는데도, 잘 데뷔하는 수강생이 있는 반면, 글에 가능성이 보이는데도 투고에서 좋은 결과가 없는 사람도 종종 있다. 물론 나는 '그냥 데뷔하는 것'보다도 '좋은 출판사(유명한 출판사)와 좋게 데뷔하는 것(좋은 프로모션을 받는 것)'을 추천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긴 하지만. 같은 원고의 기성 작가였다면 계약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쉬운 경우가 가끔.


그래서 2년 만에, 수강생의 목표를 좀 낮게 잡아볼까 생각도 든다. 기다무나 매열무 혹은 다무 같은 최상위 프로모션만 고집하기보다는, 글이 재밌으면 그만한 값은 보장받을 만한 수준으로. 왜냐면 내가 데뷔할 적 내가 최상위 프로모션만 골라 먹으며 시작한 난이도와 지금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때도 무료연재의 법칙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지만, 지금은 조아라에서 어떻게 닉네임을 짓고, 제목을 어떻게 하고, 소개글을 어떻게 쓰고, 연재는 1~10화를 어떻게 몇 시에 하고, 11~20화는 한 번에 올리되 자정에 맞춰 어쩌고 저쩌고 투베 지수가 어쩌고 저쩌고……가 아주 중요해졌다. 그런데 조아라를 이용하지 않은 뉴비라면 별세계 이야기다. 문피아도 마찬가지. 작연에서 작품이 넘쳐나는 지금 자유연재에서 지금 뭘 하겠는가. 2010년 중반대의 일연, 자연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 웹소설을 써보려는 사람이 조아라나 문피아에 부딪혔다가는, 정말로 괴담XXX 소설 급이 아니라면 재밌어도 뜨기 힘들다. 그래서 무료연재를 할 때도 내가 계속 도와주는 상황이 펼쳐지고.


아는 사람만 해 먹는 거야 어느 분야에서든 있는이야기지만 요새 웹소설 판이 특히 문턱이 높아졌다는 생각이다. 주변에 기성 웹소설 작가가 있는 사람만이 제대로 진입이 가능한 판이 정상적인가 싶다. 때문에 웹소설 학원이나 대학을 무조건 반대하던 내 입장이 머쓱해진다.


하지만 웹소설 학원은 이상한 곳이 너무 많고, 대학은 웹소설 학과도 좋지만 다른 학과도 너무 도움이 되는지라. 차라리 웹소설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길 추천한다. 너무 심연에 들어가지만 않으면 배울 게 참 많다. 기성 작가 대부분은 대화가 고픈 상황이다. 1억 작가는 무슨, 10억 작가도 커뮤니티에 가서 꿀팁을 자주 푼다. 나조차도 명함 못 내미는 작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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