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계절
풋눈
첫눈은 아니었지만 그날 내린 눈은 조금 달랐다.
흰 숨결 따라 툭, 마음 위로 떨어지는 흰 점 하나.
아직 녹지 않은 가을의 끝 그 위에 겹겹이 쌓이는 설익은 겨울.
눈을 뚫고 올라온 풀잎 끝에 맺힌 이슬처럼 말라가는 가지 끝에 매달린 낙엽처럼
눈도, 나도 어딘가 머물지 못한 채 떠돌고 있었다.
풋눈은 그렇게 설익은 계절 위로 서툴게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