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향기
퇴근길 발걸음을 멈추게 한
동그란 철판 위, 노란 반죽이 부풀어 오른다.
검붉은 팥앙금은 들썩거리는 반죽 위로 올라가
진정이라도 시키듯 묵직한 숨을 고르고
덮어지는 검정 주물틀과 함께
뜨거웠던 열기도 가둬진다.
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뽀얀 김은 천천히 피어오르고
겨울바람은 이를 낚아채 내 코앞으로 가져다준다.
그렇게 빈 틀 바닥을 긁는 소리와 함께
넘겨받은 종이봉투 안에는
한겨울 속 따스한 온기가 담겨있었다.
손끝도 입천장도 데면서 먹었던
뜨겁고 달콤한 것들로 이번 겨울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