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오늘은 눈이 오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차가운 바람만이
낮은 담장을 넘었다.
눈을 잔뜩 머금고 있는
무거운 하늘은 잿빛으로 내려앉았다.
조용한 하루,
포근한 이불 아래 몸을 말고
가만히, 아무 생각 없이 누워본다.
어쩌면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도
겨울의 방식일지 모른다.
조금은 쓸쓸하지만,
조금은 덜 외로운 밤.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는 것.
그것만으로 괜찮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