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절정
날아치는 매서운 빗방울들이
신문지로 뒤덮인
오래된 옥빛 유리창을 두드리고
무덥고도 시원한 바람은
오랜 더위를 씻어내는 듯하다.
무더위에 웅크렸던 세상이
거친 숨을 몰아쉬는 동안
먹구름이 몰려와 하늘의 문을 닫고
여름의 찬란했던 모든 빛깔들은
잿빛 하늘에 덮여 사그라든다.
저 멀리 성난 바다는 파도와 함께
포효하며 달려오지만
그러나 나는 안다.
이 모든 격렬함이 지나간 뒤
더욱 선명해질 하늘과
더욱 싱그러워질 풀잎을.
그리고 그 너머에
한여름 바다보다 더욱 깊고 푸른 고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