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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광효 Feb 05. 2023

53. 돈값을 하셔야죠?

해운대 주간 일기 53 – 돈값을 하셔야죠?


“돈값을 하셔야죠? 이제는 받은 만큼 일 못해도 정년 보장되는 공무원이 아니지 않습니까. 여긴 실적과 결과가 전부인 회사!” 지금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대기업 비서실장이 검사출신의 간부에게 한 말이다. 


최근 부산시 도시브랜드가 ‘다이내믹 부산(Dynamic Busan)’에서 ’부산이라 좋다(Busan is Good)’로 변경되었다. 이번 브랜드는 시민 의견조사와 부산시민참여단, 도시브랜드전문가그룹, 도시브랜드위원회를 거치고 황부영 총괄디렉터, 나건 총괄디자이너 등 전문가의 능력이 보태어 만들어졌다. 그런데 부산시민들의 호불호가 극명하다. 특히 선배공무원들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 있다. 왜일까. 시민들이 보기엔 뭔가가 부족하고 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느낀다. 행정이 시민에게서 멀어진 것이다.


부산의 집값이 지난해 4.59% 하락했다.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하락폭이라 한다. 그래도 전국의 4.68%, 세종 17.1%, 대구 12.38% 하락보다는 덜하다. 지금 유튜버에서는 부산의 주요 아파트 시세가 최고치보다 40-60% 하락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연일 방송하고 있다.  대구시는 집값 하락과 미분양 아파트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의 신규 주택건설 승인을 전면 보류하는 조치를 취했다. 집값의 하락과 대출 이자율의 급상승으로 ‘영끌족’이나 서민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대학이 많아 좋은 도시 부산’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부산의 4년제 14개, 2-3년제 8개 등 22개의 대학이 정시모집을 했다. 2개 대학의 몇 개 학과에서 지원자 0명이 나왔다. 전국으로 13개 대학이 정시미달대학이고, 광주, 무안, 논산, 경주, 칠곡, 부산 등 주로 벚꽃이 일찍 피는 지역에 있다. 등록금이 대학의 존폐와 관련된다. 사립대 4년제 대학 최초로 동아대가 10여 년 이상 올리지 않던 대학 등록금을 인상했다. 아마 다른 대학도 뒤를 이을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지방대의 위기다. 걱정만으로 세월을 보낼 수 없다.

부산시가 23년도 ‘청년 G대’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청년들의 일자리와 삶을 위해 일자리, 주거·생활, 문화·활동, 참여·권리 등 4개 분야 121개 사업에 2,233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매년 부산을 떠나는 9000여 명을 붙잡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 시민은 'G대'의 의미를 잘 이해할까.  2천여 억 원으로 정책의 효과가 얼마나 날까. 민간의 창의가 더 필요하고 중하다.


내가 사는 해운대 그린시티는 해운대소각장의 폐열, 수소전기와 보일러의 열을 활용하는 지역난방을 한다. 이번에 난방비를 15.9% 인상했다. 주민들이 지역난방요금대책단을 발족하여 대응하고 있다. 연일 전국적으로 두 세배가 훌쩍 넘는 난방요금에 난리가 아니다. 시민은 추위에 떨지 않도록 행정에게 대책을 요구한다.


‘서부산 행정타운’ 건립을 위한 설계 공모가 2월 중에 있는 모양이다.

2014년 서병수 시장의 공약 사업이 지지부진한 우여곡절을 겪고, 이제야 집을 짓기 위한 설계를 한다. 내년 상반기쯤 착공되면 15여 년간의 세월이 걸려 완공되는 것이다. 이런 걸음마 행정으로 부산이 앞으로 갈 수 있을까. 또 이 사업은 적자사업이 되어 버렸다. 당초 의도와 다르게 입주하는 공공기관 대부분이 부산시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사무실을 사용하는 기관이다. 새로 지은 첨단 빌딩으로 이전하게 되면 결국은 부산시가 재정 지원해야 하는 고정비용만 크게 늘어난다.


행정에서 하는 일들이 시민들의 삶과 요구로부터 자꾸 멀어져만 간다.

다양한 분야의 ‘포럼’, ‘캠페인’, ‘대책’, ‘구상’, ‘용역’, ‘슬로건’ 등도 필요한 일이긴 하겠지만, 실제 성과와 결과를 내는 발 빠른 행정이 간절한 시기이다. 과거 “시민과 함께하는 시정”의 시정방침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시민은 나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와 문제를 해결해 주는 행정을 보고 싶다. 비록 나에게 직접 큰 혜택과 지원이 없다손 치더라도 힘들고 지킨 마음을 달랠 수 있는 한줄기 빛들을 기대한다.


행정에서 돈값을 한다는 게 무엇일까. 새삼 국태민안(國泰民安)이 생각난다. 돈값을 하는 행정을 보고 싶다. (23.2.6)


#행정의돈값  #도시브랜드  #그린시티  #대학정원미달  #서부산행정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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