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마음이 여리고 사랑이 많지만 가장 소중한 것들을 지키지 못하고, 쥐고 있지 않은 것들만 바라보다 평생 가난한 마음으로 산 사람.
내가 생각하는 아빠다.
제대로 말도 못 하는 아빠가 돈 이야기에 몇 날 며칠을 전화해서 한 말을 반복하고
주변에 전화를 해서 가족들을 욕하고, 그래서 오해를 서로 하게 되고,
그렇게 아빠를 가운데 두고 서로를 미워하고 의심하는 상황들이 생길 때
나는 속으로 늘 생각한다.
‘내 인생에 아빠 하나로 충분해’
아빠가 갖고 있어도 쓰지 못할 몇 백만 원 때문에 쌍욕을 하고 주변을 괴롭히고, 나를 들들 볶아서 전화기에 아빠 이름만 떠도 한숨이 푹푹 나오는 오늘.
“내 인생에 아빠 같은 사람은 하나도 충분해. 더 이상은 안돼”
중얼거리며 전화를 받았다.
(아빠) 밥 먹었니?
(나) 아니.
(아빠) 아이~ 밥은 먹어야지~~
(나) 내가 알아서 할게.
(아빠) 이번 주에 내려올 거지? 내려와아아 응?
(나) 몰라.
(아빠) 아이~ 내려와라 응? 일요일에. 꼭. 응?
(나) 돈 얘기하려는 거잖아. 난 모르니까 그만하라니까?
(아빠) 알았어~안 할게. 내려와 응?
(나) -…. 알았어요.
(아빠) 그래 우리 딸 잘 자~
전화를 끊는데 눈물이 툭.
이렇게 사랑해주니까 내 팔자가 이렇지!
아빠 밉다고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