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걸린 아빠가 준비한 생일선물(2)

<아빠>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by 정겨움

절뚝절뚝,

아빠는 딸의 생일 선물이라며 이마트에서 한껏 장을 봐오셨다.


저 큰 박스를 어찌 손으로 들고 왔을지

저 큰 케이크는 어찌 서울까지 가져가라는 건지

손질 가자미는 도대체 왜 사셨는지

딸내미는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꼬깃꼬깃한 10만 원은 어디서 모은 건지

어버이날 드린 용돈 일부를 안 쓰셨던 건지

아빠보다 내가 이제 부자라고,

됐다는데도 굳이 정색하며 쥐어 주신다.


주섬주섬 와인 병을 가방에 담고

떡 뭉텅이와 빵도 가방에 넣고

4인은 족히 먹을 케이크를 줄에 묶어서 들고

집을 나서기 전에 아빠한테 물었다.



-아빠는 진짜 나를 사랑하나 봐?



엉뚱한 대답만 늘어놓고

생일 축하 노래할 때 내 이름도 한 번에 못 부르는,

심지어 저 모든 선물을 내 체크카드로 긁은

아빠지만

깊고, 끈덕지게 사랑합니다.



나를 있게 해 준

아빠의 방식대로 나를 사랑하고

아빠의 방식대로 지켜 준

그 모든 순간을



p.s/근데, 아빠 손질 가자미…... 이거 진짜 나 주려고 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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