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결혼 타령

<아빠>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by 정겨움

(아빠) 너 결혼은 언제 하니?


아빠가 완성형으로 말하는 몇 안 되는 문장 중 하나이다. 건강하셨다면 얼마나 잔소리하셨을까? 상상만 해도... 고개가 절레절레.


"결혼? 그게 뭔데? 먹는 거야?"

농담으로 넘기기도,


"몰라. 묻지 마"

외면하기도,


"결혼을 왜 꼭 해야 하는데?"

따지기도,



지난주에는 늘어난 녹음테이프처럼 반복되는 말이 재미있어서 물었다.



(나) 아빠는 근데 왜 그렇게 결혼하라고 해?

(아빠) 결혼.. 해야지..

(나) 왜?

(아빠) 아~ 빨리.. 빨.. 결혼해 얼른!!!

"....."



(나) 아빠는 결혼해서 행복했어?

(아빠) 아니.


단호한 답변에

아빠랑 나는 순간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졌다.



(나) 깔깔깔~ 아니 아빠도 안 행복했으면서 왜 나보고 결혼을 자꾸 하래~

(아빠) 하하하하하



이혼을 두 번이나 하신 아버지가

빨리 결혼하라고 잔소리할 수 있다니

역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평등은 없나 보다.




'부모가 바란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의 결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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