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뇌경색에 걸린 아빠와 딸의 이야기
어렸을 적 아빠를 그렇게 미워했으면서 지금 어떻게 이토록 사랑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아빠가 강했을 때보다 약해졌을 때 내 사랑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는 스킨십을 자주 해줬다. 뽀뽀를 매일 했고, 퇴근을 하고 오면 뛰어 달려가는 나를 번쩍 안고 얼굴을 비볐다.
-아이 따가워.
수염이 따갑다고 하면 더 세게 얼굴을 문질렀다.
음악이 나오면 작은 내 손을 잡고 아빠의 양쪽 발 위에 내 두 발을 올릴 수 있게 했다. 브루스를 추는 연인처럼 나는 대롱대롱 매달려 아빠의 발등 위에 내 발이 떨어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그렇게 뽀뽀하고, 안아주던 순간들이 ‘나를 사랑하고 있음을’ 깊숙이 새겨줬다.
(아빠) 언젠가는 겨움이도 등에 날개를 달고 아빠 품에서 훨훨 날아가겠지?
어린 나를 무릎에 앉혀놓고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로 아빠가 말했던 적이 있다. 다행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생각했던 것보다 (내가 예상한 것보다) 아빠와 나는 오랫동안 함께 있다. 다~ 내가 결혼 못 한 덕이다.
나는 안다. 아빠는 무지막지하게 나를 사랑했고. 지금도 어마어마하게 사랑해 준다.
36살 딸은 지금도 아빠를 만나면 볼에 뽀뽀한다.
“사랑해용~” 말하면, 아빠도 “사랑해~”라고 답한다. 아빠가 답을 안 하면 “아빠는? 아빠는 왜 대답 안 해?”라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한번이라도 더 듣고 싶은 마음에.
-아빠,. 안아줘.
가장 먼저 아빠는 신중하게 두 발의 균형을 잡고 선다. 당신만큼 큰 딸을 안기 위해서 가장 먼저 온전하게 쓸 수 있는 왼손으로 어깨를 감싼다. 그런 후 오른쪽 어깨의 반동을 이용해서 움직일 수 없는 오른손을 탁~ 쳐서 반대쪽 어깨너머로 넘긴다. 순간적으로 넘어온 오른손을 왼손이 꽉~ 부여잡는다. 그렇게 아빠는 나를 꽉 안아준다.
-이제 놔줘!
두 팔로 더 꽉~ 안으며 배시시 아빠는 웃는다.
이 남자. 정말 중간이 없다.